의정부지점 성모출장소 강도살인 사건을 수사중인 의정부
경찰서는 17일 정효조씨(30.무직.파주군 문산읍 선유4리264의1)와 인인수
씨(32.파주군 파주읍)를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하고 달아난 공범 한상인씨
(32.파주군 파주읍)를 같은 혐의로 전국에 수배했다.
정씨는 검거당시 이 사건과 아무 관련이 없다는 듯 태연한 표정을
지어보였으나 형사들이 마당에 세워진 경기1커 4406호 프린스 승용차 뒷
트렁크에서 범행당시 사용했던 피묻은 생선회칼과 현금 6백만원을 찾아
내자 범행을 시인했다.
범인들은 설날을 앞두고 경찰에 비상근무령이 내려진 가운데 치밀
한 계획을 세워 순식간에 범행을 저지르고 달아났으나 관악경찰서 파출
소 순경의 사건추적에서 꼬리를 잡히고 말았다.
▲범행동기 및 사전모의= 고향 선후배 사이인 정씨등 범인 3명은
지난달 12일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된 고향선배 김모씨(32)의 변호사 비용
마련과 뒷바라지를 위해 은행을 털기로 결정했다.
범인들은 지난1월 의정부시 자금동 성모병원에 친구 면회를 갔다
병원내 성모병원 출장소에 폐쇄회로 TV가 설치돼 있지 않고 경
찰관도 배치되어 있지 않은 사실을 알고 범행지로 선정했다.
범인들은 범행지를 선정한후 지난 2일 오후11시께 의정부시 신곡동
13블럭에 시동이 걸린채 서있던 경기5구 1751호 하늘색 그레이스 승합차
를 훔쳐 병원에서 4백m가량 떨어진 동양강철 인근 골목길에 대기시켜 놓
았다.
이후 15일까지 은행의 현금수송시간 등을 파악하기 위해 3차례에
걸쳐 현장을 철저히 답사했다.
▲범행 및 도주= 정씨등 3명은 지난16일 오후5시40분께 정씨 소
유인 경기1커 4460호 프린스 승용차를 타고 미리 대기시켜 놓은 그레이스
승합차가 있는 동양강철에 도착, 그레이스승합차로 바꿔탄뒤 성모병원 출
장소 후문입구에 도착했다.
범인들은 성모병원 출장소 후문입구에서 1시간 가량 기다리다 오후
6시40분께 씨933)등 3명의 은행직원이 돈가방을 들고 나오자 '안녕
하세요'라고 웃으며 접근한뒤 곧바로 공범 한씨가 이씨를, 인씨는 여직
원 한정미(24.여).전경해씨(34.여)를 흉기로 찔렀다.
이때 승합차에서 대기중이던 정씨는 한씨에게 흉기로 찔린후 달아
나던 전씨를 따라가 다시 찔러 현장에서 숨지게 한뒤 돈가방을 빼앗아 승
합차를 이용해 달아났다.
범행에 걸린 시간은 1분여가량.
범인들은 곧바로 프린스 승용차를 세워놓은 곳까지 달려가 차를 바
꿔타고 파주군 월농면 영태리 야산에 도착, 수표와 흉기를 불태운뒤 현
금을 나눠갖고 분산 도주해 자택등에서 숨어지냈다.
▲검거경위= 수배사실을 안 관악경찰서 봉천동 9파출소 윤원영
순경(25)이 사건당일인 16일오후 10시께 과거 알고 지내던 전과자들중 경
기도 의정부 인근 거주자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한 제보
자로부터 "대마관리법 위반으로 강원도에 있는 교도소에서 함께 복역한
친구들이 범행 하루전인 15일 의정부로 와서 한건하자는 제의를받은 적이
있다"는 사실을 전해들었다.
윤순경은 특히 "이들의 인상착의가 경찰이 수배중인 범인들과 비슷
하다"는 말을 듣고 곧바로 관악경찰서로 첩보를 올리는 바람에 다음날인
17일 오전 강력반 형사 6명이 파주군 파주읍 일대에서 탐문수사를 벌이
다집에 있던 범인 정씨를 검거했다.
정씨는 검거당시 트레이닝복 차림이었으며, 형사들은 집앞에 세워
놓은 정씨 소유의 경기1커 4406호 프린스 승용차 뒷트렁크에서 범행당시
사용했던 피묻은 생선회칼과 도난당했던 현금 6백만원을 증거물로 압수
했다.
▲범인 주변= 특수절도.대마관리법위반등 전과 8범인 정씨는 부
인(30).두딸(6살.2살)과 함께 3년전 파주군 파주읍 현재 살고 있는 집에
월 15만원의 사글세로 살고있으며, 부인의 단란주점 경영 수입으로 생활
해왔다.
지난해 8월 강원도에 있는 교도소에서 10개월을 복역, 출소한뒤 고
향 선후배 사이인 공범 한씨등과 자주 어울려 다녔으며, 범행 전날인 15
일에도 밤 12시가 넘어서야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범 한씨와 인씨도 절도.강도상해등 각각 전과 2범으로 인근
불량배들과 어울려 다니며 방탕한 생활을 해왔는데 이들은 지난 2일과 지
난달 20일 각각 강도상해혐의로 서울 양천경찰서와 남부지청으로 부터 수
배가 내려진 상태다.
▲경찰수사= 경찰은 달아난 한씨의 연고지에 형사대를 급파하는
등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또 한씨 등이 흉기를 버리고 수표를 태웠다는
파주군 금촌면 야산에서 증거물을 찾기 위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17일 정씨와 함께 연행된 이모씨(34)가 자신의 경기5트
5203호 베스타승합차를 빌려줬다고 진술함에 따라 이씨도 범행에 가담했
는지 여부를 캐기 위해 이 차량의 시트커버를 국립수사연구소에 보내 감
정을 의뢰했다.
한편 경찰은 범인들이 현금수송 시간과 현금수송시 직원들이 들고
있던 서류가방과 돈가방을 정확히 가려 돈가방만을 가져간 점등으로 보아
은행직원들이 이 사건에 관련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은행직원들
의 공범여부에 대한 수사도 펴고있다.
▲문제점= 이번 사건은 현금을 수송하는 은행측이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면 사전에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으며, 신고를 접수한 경
찰도 신속하게 대처했다면 범인을 현장부근에서 검거할 수 있었다는 지
적을 받고 있다.
하루 예입금액이 2억원대에 달하는 비교적 고객이 많은 금융기관인
이 출장소내부에 폐쇄회로 TV가 설치돼 있지 않았으며 단 1명의 경찰관
도 없는등 허술한 경비가 좋은 표적이 됐다.
또 사건직후 신고를 받은 의정부 경찰서 사고처리반은 이같은 사실
을 상황실에 알리지 않고 관할 파출소에 연락했으며, 파출소에서는 이같
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1.5㎞ 떨어진 현장에 출동,확인한뒤 경찰서로 보
고하는 바람에 20여분이 지나서야 임시검문소를 설치하는등 뒤늦게 퇴로
차단 작업이 시작돼 범인을 현장부근에서 검거하는데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