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전고문헌연구소 22일 열어..."학문연구에 필수" ###.

인간은 얼마나 많은 종류의 언어를 깨우칠 수 있을까. 웬만한 지식인
이라 할 경우에도 영어 하나에 제 2외국어 좀 하고 그리고 나서 하나 둘
정도의 언어를 알고 해석하는 정도를 넘어서기가 어려울 것이다.

22일 고전 고문헌연구소를 연 언어학자 박기용박사(59)는 지난해
말 필리핀의 타갈로그어를 깨우침으로써 모두 1백61종의 언어를 알게 됐
다. 가히 언어학분야의 입신지경에 이르렀다고 할만하다. 영어 하나만
하기도 쉽지 않은 일반인들에게 있어서 한 사람이 자그만치 1백61종류의
언어를 안다는 것은 놀라움보다는 의혹의 대상이 되기 쉽다. 하지만 박
씨가 에서 언어학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에도 이 대학 언어학
석-박사과정에서 라틴어 희랍어 범어등을 가르치고 있다면, 또 그자신
요즘도 젊은이들 틈에 섞여서 만주어와 어 등을 새로이 배우고 있다
면 경탄의 대상이 될 만하다. 문양수교수(언어학)도 박씨를 『고
전어를 아주 잘하고 많은 언어를 알고 있는 언어에 대한 재능이 뒤어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1백61개의 언어 모두를 모국어하듯이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각 언어의 구문을 알고 철자를 알아 사전을 찾아 문장을
해독할 능력이 있으면 그 언어를 안다고 할 수 있다고 언어학자들은 말
한다.

박씨가 구사하는 언어는 고전어에 그치지 않는다. 박씨의 두뇌는 수
메르아카드 고대 등의 시간적 제약과 유럽 아시아 등 지
리적인 격리도 쉽게 허문다. 그가 최근에 쓴 논문 제목들도 「라전어 희
랍어 범어 동사굴절체계비교분석」 「수메르어 격체계 비교분석」 등 희귀
함을 넘어선 신기한 느낌을 전달할 정도. 지난해 한국언어학회지에 실은
「언어유형시론」이라는 논문에서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1백61개의 언어
에 대한 독자적인 분류작업을 시도하기도 했다.

박씨가 언어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은 지금은 없어진 성신고교에
다닐때부터. 그는 천주교 신부가 되려고 이 학교에 들어갔다. 이 학교에
선 라전어를 가르쳤다. 당시에 박씨는 라전어와 독일어를 처음 배웠다.
그는 『그 때나 지금이나 라전어가 제일 좋다』고 말했다. 다음 성신대 철
학과와 영문과 등을 거치면서 희랍어 히브리어 영어등을 배웠다.
대학원을 다니면서 김진만교수로부터 고대영어, 독일어 고어인
고트어 등을 배웠다.

이 다음부터 박씨는 상업적인 번역작업에 종사하면서 유럽의 대부분
의 언어들을 깨우쳤다. 그리고 83년 45세가 되어서야 언어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그는 박사과정에 있으면서 유럽에서 고대 언어를
전공한 장국원 박사를 찾아 수메르 아카드 시리아어 등 고대 어를,
또 길희성교수로보터 범어도 배웠다.

박씨는 『현대어와 고전어를 연결하는 언어가 라전어이고 고전어와 고
대어의 연결고리는 히브리어』라고 말했다. 라전어와 히브리어를 잘 하면
다른언어를 이해하기가 쉬워진다는 것이 박씨의 설명. 예를 들면 영어는
어휘가 60만개를 넘지만 이 중 60%는 라전어에서 나온 것들이라는 것.

박씨는 『역사를 이해하려면 라전어등 고전어나 고대어에 대한 지식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박씨가 고전고대문헌연구소를 여는 이유도 『영
어일변도의 요즘 인문학풍토가 사고의 창의성과 깊이있는 학문연구를 가
로막고 학문의 획일화 단순화를 초래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소에서 박씨 등은 고전어를, 예루살렘대학에
서 수메르어 사전을 편찬하는 조철수박사등은 고대어를 가르칠 예정이다.
02(264)4774,4714.

박씨가 각 언어를 배우고 나서 제일 먼저 대하는 텍스트는 성경. 그
이유는 성경은 어느 언어로든지 함부로 번역되지 않는데다 박씨 스스로
도내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해독이 쉽다. 그는 지금도 의 각
종언어로 쓰여진 성서를 50권 가량 갖고 있다. 그 스스로 어는
스와힐리어 하나밖에 알지 못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어에 도전할
계획이다. 박씨의 계획은 60세까지 2백개의 언어를, 80세가지 5백개의
언어를 아는 것.

지구상에는 5천종 이상의 언어가 존재하므로 그래도 모르는 언어가
더 많다는 것이 박씨의 아쉬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