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조중식-박용근기자】 25일 밤 숨진
이한영씨가 분당신도시 서현동 자신의 집
앞에서 지난 15일 피격당할 당시 이 장면을 비디오폰을 통해
목격한 이씨의 선배 김장현씨(44) 집으로 최근 이씨
살해범이 보낸 것으로 보이는 협박편지가 날아와 수사당국이
추적에 나섰다.


특히 이 편지는 북한 김정일을 직접 거명한데다
황장엽 북한 노동당 비서가 한국에 올 경우 테러를
예고하고 있어, 이씨 살해가 북한에서 남파한 간첩에 의해
저질러진 범행임을 드러내고 있다.


26일 오후 5시 김씨 집으로 전달된 이 편지 내용의 수신자는
김씨의 부인 남상화(남상화)씨로 되어 있으며 발신자는
「구미호」이다.


남씨에게 전해진 내용의 전문은 『조국을 배신하고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동지를 배반한 죄로 일찍이 죽여야 했건만 조금
늦었을 뿐이다. 수사본부에 협조한 남상화 당신은 물론이고
남편 교직원 김장현도 기회가 나는 대로 제거하겠다.
현대아파트 418동에도 기회가 나는 대로 무인 폭파셋을
설치해 백배천배로 보복하겠다. 우리가 바보인가. 엉성한
수사에 걸려들게. 황 비서 로 데려오면 전국이 소란할
것이다. 흔적을 남겨두어 부끄럽다/동구삼이/』라고 되어있다.
문제의 이 협박편지는 24일 광화문 우체국에서 보낸
것으로 확인됐는데 우표를 붙이지 않아 미납처리된 채였고,
편지는 검은 줄이 쳐진 일반편지지였으나 범인은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하려는 듯 맨 밑에 표기된 용지번호를 잘라냈다.
글씨체는 왼손으로 쓴듯 큼직큼직한 필체였고, 필기구는
검은색 사인펜으로 추정된다고 수사관계자가 밝혔다.


수사관계자는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북한에서 쓰는
용어을 정확히 구사하고 있으며, 문구 자체가 장난편지와는
달리 섬뜩하게 구성돼 있어 북한의 간첩 소행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그러나 「과업」에 성공한 간첩이 흔적을
남긴 것은 미심쩍어 장난편지이거나 수사에 혼선을 빚기 위해
누군가 의도적으로 보냈을 가능성 등 3가지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편지에 남은 지문 감식을
의뢰하는 한편 대구-마산 은행에서 심부름센터에 입금한
입금표의 필적과 대조작업을 벌였으나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수사당국은 또 김씨 가족에 대해 실제 위협이 가해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경호인력을 파견해 이들을 24시간 보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