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의 '금방울' 김현욱(27)은 벌써 5승을 벌어 놓았다. 내로라
하는 선발투수들을 제치고 강력한 다승왕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선
발급 미들맨'이라고 할만 하다.

김은 10일 경기로 규정투구이닝을 채워 투수부문 각 부문에 '등록'
을 마쳤다. 다승은 2위 그룹과 2승차로 달아나 있고 승률 1위, 방어율
5위(2.31)구원투수 5위에 각각 랭크됐다.

내용도 좋다. 23과 ⅓이닝을 던지는 동안안타 17개만 허용했다. 이
닝당 0.73개. 지난해(0.96) 보다 한결 나아진 수치다. 그만큼 자신감이
붙었다는 뜻.

김은 삼성에서 버림받았다가 지난해 쌍방울에서 새로 꽃을 피운 들
꽃같은 선수. 한양대를 졸업하고 93년 삼성에 입단했지만 6게임에 나
와 11이닝만을 던진 뒤 투수로는 치명적인 허리수술을 받고는 거의 볼을
놓다시피 했다.

95년 쌍방울로 트레이드 된 뒤 눈물나는 재활훈련 끝에 재기, 지난
해 49경기에 출전해 99와 ⅓이닝이나 소화하며 쌍방울 마운드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96년 연봉 1천6백만원에서 올해 4천2백만원으로 올랐다. 잠수함투
수답게 변화구가 주무기. 직구는 시속 137㎞로 그렇게 빠르지는 않지만
공끝 변화가 심해 타자들이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각도 큰 커브와 갑자기 떨어지는 싱커가 뒷받침 돼 집중타를 허용
치 않는다. '착실이'라는 별명을 가진 김은 주요 승부처에서 감독이
믿고 내보내는 데다 팀 타선이 잘 터져 승수가 많아진다고 겸손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