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최고인기 만화 '에반겔리온' 제작…재일교포 3세 ##.

【 도쿄 = 이미경기자 】 60년대 '우주소년 아톰'같은 TV 만화
영화 세례를 받고 자란 일본 만화세대들. 어린 가슴에 싹 트고 자란 꿈
과 상상력과 모험심은 30년이 지난 지금 또 다른 모습으로 확대 재생산되
고 있다. 일본에서 사상 최대 히트작으로 꼽히는 공상만화영화 '신세기
에반겔리온'을 만든 제작사 가이낙스는 바로 그 선두주자다.

30대가 주축을 이루는 가이낙스에서 가장 나이가 많고, 중요한 위
치에 있는 사람은 재일교포 3세, 다케다 야스히로(40·한국명 윤강광) 총
괄본부장이다.

"대학 2학년을 5번 다녔어요. 2학년때 'SF연구회'라는 서클에가
입했다가 빠져드는 바람에 수업을 밥먹듯 빠졌지요".

어려서부터 공상만화와 소설에 심취했던 탓에 대학서도 원자로공
학과를 택했지만 공학도의 길은 접어둔 채 졸업장도 마다하고 만화영화로
뛰어들었다.

SF와 관련된 일이라면 누구보다 앞장섰던 그는 81년 오사카에서 열
린 대학생 SF동회인대회 '다이콘 3' 실행위원장을 맡아 처음으로 5분짜리
만화영화를 만들었다. 이듬해에는 동료들과 함께 일본 최초의 SF 상품
가게인 '제네럴 프로덕트'를 열기도 했다.

"아마추어 만화영화를 만들다 동료 8명과 함께 84년 겨울 가이낙스
를 세웠습니다. 본격적인 극장용 만화영화를 만들기 위해서였지요.".

작품을 제대로 만들어보려고 86년에는 스튜디오를 아예 도쿄로 옮
겼다. 다케다씨의 주요 업무는 컴퓨터 게임기획과 해외 관련업체와의
창구역할이다. 만화영화 제작을 총괄 지원하는 일도 그의 몫이다.

"초기에는 영화제작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회사가 커지면서 자연스
럽게 역할이 분담됐다"고 말한다.

만화영화에 대해 그는 "고흐나 피카소 그림과 마찬가지로 예술"이
라고 단언한다.

"만화라고 하면 흔히 어린이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
습니다. 특히 일본 로봇만화에 대해서들 그렇지요. 하지만 만화도 예
술입니다. 진정한 만화 영화감독은 자기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작품을
만들지요.".

'에반겔리온'의 히트 역시 "감독의 예술성에 관객이 공감했기 때문"
이라고 그는 보고 있다.

"일본 만화영화의 앞날은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나오느냐에 달려있다"며 특히 창의력있는 20∼30대 등장이 관건이라고 강
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