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동남부 해변 휴양도시 파타야의 한
대형호텔에서 11일 큰 불이 나 한국관광객 4명 등 모두 92명이 숨지고 70여명이 부상했다고 현지경찰이 12일 밝혔다.
한국인 희생자는 부산에서 단체 관광객을 인솔하고 온
김미혜씨(37.부산.투어카운셀러)와 개인적으로 친구와 함께 관광에 나선
박경란씨(24.경기 성남), 남편과 함께 신혼여행을 온 김은영씨(24.인천)등
여자관광객 3명과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남자 1명이다.
이밖에 외국인은 벨기에인 2명, 미국인과 헝가리인 각 1명이며 5명은
국적이 확인되지 않고있다. 태국경찰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외국인 남자
1명을 한국인으로 분류해놓고 있다.
태국인 사망자중에는 호텔직원 20여명과 때마침 2층에서 세미나를
열고있던 태국발전청(EGAT)직원 18명 및 구조요원 10명이 포함돼 있다.
불은 이날 오전10시(한국시간 정오 12시) 방콕에서 남쪽으로 1백10㎞
떨어진 파타야 좀티엔 해변에 위치한 4백실 규모의 17층짜리 로열
좀티엔호텔 1층 레스토랑 부엌에서 발생, 윗층으로 급속히 번졌으며
8시간만인 오후 6시경 진화됐다.
경찰은 부억의 취사가스통 폭발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불이 나자 소방차 32대와 소방경찰관등 5백여명의 구조요원들이
동원됐으나 바닷바람이 거센데다 소방차와 소방요원이 제때 현장에
도착하지 못해 진화가 늦었다.
이날 10대의 소방차는 멀리 방콕에서 달려왔다.
이곳 촌부리 경찰국장 콩뎃 추스리 경찰소장은 호텔내부에 화학섬유로 된
카페트와 가구 등 가연성물질이 가득차있는 등 내부 장식물들이 연료
구실을 했다며 인테리어 장식에 큰 문제점을 지적했다.
불이나자 일부 투숙객은 뛰어내리다가 사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인
투숙객 유찬희씨(40)는 4층에서 뛰어내렸으나 상처하나 입지 않았다.
경찰과 구조요원들은 아직도 시체 발굴작업이 계속되고있고 중상자가
많기 때문에 사망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구조요원들은 대부분의 희생자들이 비상구가 막혀버려 엘리베이터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하고 현재 엘리베이터 안에서 시체
발굴작업이 계속되고있다고전했다. 경찰은 대부분의 희생자들이 질식사한
후 불에 탄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관련, 화재 현장을 방문한 사노 티엔통 태국 내무장관은 호텔측이
요금을내지 않고 도망가는 일부 투숙객들을 막기 위해 비상구를 봉쇄하는
바람에 희생자가많았다는 얘기를 호텔 간부들로부터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부 시체는 얼굴과 사지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타버려
신원확인작업이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성별을 분간할 수 없는 시체가
3구나 발견됐다.
화재 발생당시 호텔에는 투숙객과 2층에서 세미나를 열고있던 EGAT직원
95명과 청량음료제조회사인 「세름석」회사직원 39명을 포함, 5백여명이
있었다.
이 호텔에는 한국인 관광객 90여명이 묵고있었으나 화재발생 시각에는
거의 인근 좀티엔 해변의 산호섬 관광에 나섰고 극히 일부 관광객만
남아있었기 때문에 피해가 적었다.
관광에서 돌아온 한국인들은 화재발생후 인근 웰컴 좀티엔 호텔과 파타야
파크호텔로 숙소를 옮겼다. 그러나 이들의 가방등 소지품은 거의 불에 타
상당한 물적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있다.
경찰은 피해액을 최소한 4천만달러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