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원전 900년경 홍해 무대로 거대한 부 얻어…50년대 재개발 ##.
솔로몬 왕의 부귀와 영화는 가히 전설적이다. 그는 13년에 걸쳐 예루
살렘에 궁전을 건축하고 화려함의 극치를 이루도록 내부를 장식했다. 왕
이 앉는 보좌는 상아로 만들고, 그 위에 정금을 입혔다. 순금을 씌운
금방패 5백 개를 만들어 왕실에 진열하기도 했다. 왕궁에 관한 구약성경
의 묘사는 이렇게 끝을 맺는다. "솔로몬 왕이 마시는 그릇은 다 금으로
만들었고…, 왕궁의 모든 집기도 순금으로 만들었다. 은으로 된 것은 하
나도 없었다.".
예루살렘을 방문했던 시바의 여왕도 황홀하여 넋을 잃었다는 솔로몬
의 부, 그의 부의 원천은 무엇이었을까?.
이스라엘은 원래 부유한 나라가 아니었다. 대부분이 황무지와 광야가
끝없이 펼쳐진 불모의 땅이요, 구리가 조금 날 뿐, 귀금속이 생산되지
않는다.
그러면 솔로몬은 어디서 엄청난 부를 얻어냈을까?.
솔로몬은 이재와 경영에 뛰어난 왕이었다. 또한 그는 국제적 감각을
갖춘 인물이었다. 그는 해상 국제무역에 눈을 돌렸다. 이스라엘 사람들
은 바다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다. 더구나 해상의 경험은 전무하였다.
솔로몬이 해상 무역을 꿈꾼 것은 실로 기발한 발상이었다.
이스라엘에서 바다로 진출하는 길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지중해요,
다른 하나는 홍해였다. 솔로몬은 후자를 택했다. 서기전 900년대 중엽
솔로몬 당시, 지중해 해상권은 이미 페니키아인들이 장악하고 있었고,
그들과 경쟁한다는 것은 무모한 일이었다. 그는 경쟁자가 없는 홍해를
택한 것이다.
솔로몬 왕은 이스라엘의 지리적 최남단에 위치한 엘랏에 홍해로 진출
하는 항구를 건설했다. 항구가 건설된 곳은 엘랏의 한 부분인 '에시온
게벨'이라고 부르는 지점이었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이스라엘 사람
들은 조선 기술도, 항해 기술도 모두 부족했다. 솔로몬 왕은 외교적으로
우호관계에 있었던 페니키아 지역의 왕 히람에게 도움을 청했다. 다행히
히람은 솔로몬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지중해를 주름잡던 페니키아인들의
도움을 받아, 홍해를 무대로 한 솔로몬왕의 해상무역은 기대이상의 성공
을 거두었다.
그 결과 엄청난 부를 그에게 가져다 주었다. 이스라엘의 무역상들은
금산지로부터 금 420달란트(14톤에 해당)를 배로 실어와 왕에게 바치기
도 했다(구약 열왕기상 9장).
국제 무역에 특출한 능력을 발휘했던 솔로몬 왕이 죽은 후, 이스라엘
에는 그와 비견할 왕이 등장하지 않았다. 몇 명의 왕들이 해상무역을 부
활시키려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고, 엘랏은 기나긴 세월 동안 사람들의
기억에서조차 사라지게 되었다. 번성했던 '솔로몬 왕의 항구'는 바닷바
람에 날리는 모래에 묻혀 영원히 잊혀지게 되었고, 오늘날 그 정확한 위
치도 알지 못하게 되었다.
항구도시로서 엘랏의 옛 영광은 20세기 중반에 들어와서 다시 찾게
된다.
1950년대에 들어와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솔로몬 왕의 지혜를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이스라엘이 아시아 국가들과 교역하기 위해서 홍해를 이
용 할 수밖에 없고, 홍해의 관문인 엘랏을 항구도시로 발전시키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날 엘랏은, 지중해 해안의 항구도시 하이파에 뒤이어, 이스라엘
에서는 두 번째로 큰 항구이다.
엘랏을 출발한 선박들은 아카바만을 빠져나가, 넓은 홍해로 나가게
된다. 오늘날 이 만의 이름을 두고 이스라엘과 인접한 요르단 사이에는
치열한 '이름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엘랏 동편에는 이스라엘과 요르단을 가르는 국경선이 지나고, 국경
건너편에는 요르단의 항구도시 아카바가 있다. 이 지명에서 '아카바 만'
이 명명되었고,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에 대해 강력
하게 이의를 제기한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엘랏은 구약시대로 소급되
는 오랜 역사를 가진 지명이고, 따라서 '엘랏 만'으로 불러야 한다는 것
이 이스라엘 측의 주장이다.
엘랏은 지형적으로 네게브 사막의 남쪽 끝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곳을 소프 올람(soph olam)이라고 부른다. '땅의 끝'이라는 뜻이다.
그곳은 네게브 사막의 악조건이 모두 모인 듯하다. 일년내내 열대성 기
후로 뜨겁게 덥고, 비는 몇 방울 뿌리지 않는다.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
면,사 람이 도저히 살 수 없는 사막 끝의 땅이다. 그러나 그곳에는 눈부
시게 빛나는 태양과, 각양각색의 열대어들이 서식하는 홍해가 있고, 11km
에 달하는 좋은 해변이 펼쳐져 있다. 오늘날 이스라엘 사람들은 엘랏을
이스라엘 최고의 휴양도시로 변화시켜 놓았다. 홍해 바다 속으로 들어가
서, 열대어들이 떼지어 현란하게 유영하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는 수중
열대어 조망시설까지 만들어 놓아, 그곳은 유럽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휴
양지가 되었다.
"가는 길에 산이 막으면 돌아서 가고, 돌아갈 수 없으면 터널을 뚫어
서 가고, 터널을 뚫을 수 없으면 그 산을 황금의 산으로 변화시켜라"는
말이 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사람이 살기에 최악 조건의 땅을, 최상의
세계적인 황금의 휴양지로 변화시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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