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황성준기자】러시아 하원에서 최근 대북한 관계 정상화 여
론이 일면서 알렉세이 미트로파노프(35) 하원 지정학 위원장에 관심이 쏠
리고 있다. 미트로파노프 의원은 지난 2일 하원에서 김정일의 주체사상에
관한 세미나를 여는 등, 러 하원에서 북한 옹호에 앞장서고 있는 인물.
세미나 당시 김정일 초상화를 걸어 놓았을 정도로 친북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 "북한에 대한 경시 외교로 주요 동맹국인 북한을 상실하고 있다"
는 미트로파노프의 주장은 공산당이 주도하고 있는 러 하원에서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공산당도 아니라 극우파 지리노프
스키의 자민당 소속 2선 의원이다. 그는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북한, 이
란등을 끌어안아야 한다"며 자신의 친북 노선이 결코 자민당의 극우 노선
과 모순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의 측근들은 그가 주 러시아 한국 대사관에 대해 서운한 감정이 있
어 친북 노선으로 돌아섰다고 말하기도 한다. 미트로파노프가 한국의 시
베리아 천연가스 개발 문제에 개입, 비즈니스를 해보려고 한국 대사관측
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
에대해 한국 대사관측은 그가 남북대결 관계를 이용, 이익을 챙기려 해
다소 관계를 멀리했을 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러시아 외교관의 산실인 모스크바 국제관계 대학을 졸업한 뒤, 외무
부에서 근무해 왔던 미트로파노프는 자민당의 전국구 3번으로 하원에 진
출, 러시아 주변국과의 관계 문제를 담당하는 지정학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