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파이팅!" "야, 정말 대단한데."
안양 sbs스타즈와 인천 대우 제우스의 프로농구 경기가 열린 의정부체육관.
실내는 다른 체육관에서 내뿜는 열기보다 더욱 화끈히 달아올랐다.

"우리 고장에 농구경기가 열리다니 믿어지지 않아요." "이젠 오빠들을 보러
서울까지 안가도 돼니 얼마나 좋아요. 계속 농구경기가 열렸으면 좋겠어요."

서울에서 자동차로 한시간도 채 안걸리는 의정부는 농구의 불모지였다.
그동안 시내에 변변한 체육관 하나 없었다. 자연스레 농구를 좋아하는
여학생들은 용기를 내 서울까지 가야만 했다.

이번 경기가 열린 이 체육관은 지난해 12월15일 개관했다. 지하 1층 지상
3층의 현대식 사각형 건축물이지만 그동안 그럴싸한 경기를 주최하지
못했다. 프로농구가 이곳에서 펼쳐진 것은 각 팀의 연고지역뿐 아니라
근교지역에도 많이 살고 있는 농구팬을 위한 서비스경기. 농구 뿐아니라
의정부에서 처음 열리는 대형 스포츠이벤트였다.

당연히 사람들이 북적댔다. 6,000명을 수용하는 체육관은 비집고 들어갈 새
없이 꽉 들어찼고, 아쉽게 집으로 돌아간 사람도 부지기수. 갑자기 '호황'을
만난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고 비명을 질렀지만
얼굴엔 즐거운 표정이 역력했다. 관리사무소측은 체육관이 시외곽에 있는
점을 감안, 시청의 도움을 받아 임시셔틀버스로 시민의 편의를 도모하기도
했다.

단지 이날 의정부체육관엔 관중만 가득찬 것이 아니었다. 팬서비스도
이채로웠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전반이후 가진 바네사 메이의 특별공연.
세계유명 연주자의 바이얼린 선율을 실내 체육관에서 들을 수 있었다는
자체가 의정부시민에겐 신기로웠다.

경기도 기대에 부응했다. sbs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날 것같던 경기는 우지원,
김훈 등 오빠부대를 많이 거느린 대우의 극적인 역전승으로 끝났다. 인근
의정부 여고, 광동여고, 경민고 등에서 몰려온 '오빠부대'들은 경기후에도
자리를 떠나지않고 우상의 이름을 연호했다. 아내와 두딸을 데리고
경기장을 찾은 김종석(34·의정부시 자금동)씨는 "오늘처럼 스트레스가 확
풀린날이 최근에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