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사장 이경문) 회의실과 접견실 등에 걸렸던 그림들이

백화점 나들이에 나섰다. 지난 24일부터 3월2일까지 서울 소공동 롯데

화랑(02-726-4428)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관광공사 소장 회화전'이 그

것. 우리 정부기관들이 좋은 미술품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

져왔지만 소장품을 공개전시장에 내놓은 행사는 극히 이례적이다.


사진설명 :
이응로의 50년대 작품 '황소'.

관광공사가 이런 그림들을 갖게 된 것은 지난 63년 관광공사가 설
립되면서 반도호텔과 조선호텔, 온양관광호텔 등을 직영했기 때문. 특
히 반도호텔은 원로 서양화가 이대원씨가 운영하던 한국 최초의 화랑
인 반도화랑이 들어 있어 관광공사 입장에서는 미술품을 구입하거나
기증받은 작품들이 적지않았다. 관광공사는 그렇게 모인 1백50여점 중
39점을 골라 이번에 일반에 공개한 것.

정식 큐레이터가 기획한 전시는 아니지만 작품수준은 간단치 않다.
무리지어 달려나가는 말의 기상이 힘찬 김기창의 64년작 4폭 병풍 '군
마도'를 비롯, 꿈틀거리듯 휘감기는 줄기에 매달린 흰꽃이 인상적인
장우성의 60년대작 '매화', 이대원의 '산' 등 원로들의 작품이 즐비하
다. 그밖에도 이응로 성재휴 박노수 배렴 허건 장덕 장운상 조중현(한
국화) 김훈 박상옥 손동진 이세득 이한우(서양화) 등의 작품이 함께
선보인다. (김한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