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갑작스런 불행이 아직도 믿겨지지 않지만 회의장을 아무리
둘러봐도 자네의 모습을 찾을 수 없는 이 현실이 비통함을 더해주네….".
10일 오전 일본 중의원 본회의장에서 증권거래 부정 의혹속에 스스
로 목숨을 끊은 아라이 쇼케이 자민당 의원에 대한 추도연설문을 읽어
내려가는 요사노 가오루 의원은 남다른 감회 때문인지 자주 목소리가
잠겼다.
"86년 선거에서 '우라다(아라이 의원의 지역구)의 록키'로 불릴 정
도로 선거구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모았고, 11년8개월간의 의정활동 기
간중 경제지식을 살려 소장 정책통으로 활약했지.… 정치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를 진지하게 추구했으며, 강한 신념을 가진 정치가였던
자네. 그런 자네가 자신에 대한 긍지와 신념, 책임감으로 깊은 고뇌와
갈등에 시달렸으리라는 걸 아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 깊고
먼 가슴 속의 고통을 함께 하지는 못했네. 인생 팔십의 시대에 정치인
으로서 50세라면 '이제부터'라고 할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다니. 그
대 가슴속의 허무함과 애통함이 얼마나 절절할지 헤아려 보네.".
자민당 집행부는 고민끝에 아라이 의원의 추도연설을 같은 도쿄도
내 선거구 출신에다 아라이 의원이 자민당을 탈당하기 전까지 같은 구
와타나베 파벌이었고 국회 과학기술위에서 함께 활동하는 등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요사노 전 문부성장관에게 맡겼다.
방청석에는 남편의 무죄를 입증하겠다며 보궐선거 출마의사를 밝혔
다가 취소한 마리코 부인 등 가족, 비서관과 선거구민들이 나와 추도
연설을 지켜봤다. 그의 명패가 놓인 빈 의석에는 하얀 국화 한다발이
놓여 있었다. (동경=이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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