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감독 '투캅스'는 1,2편 합쳐 서울관객만 1백56만명을 동원했
다. '투캅스3'(11일 개봉)를 만들면서 김상진 감독은 그 강우석이라는
이름과 관객동원 기록을 무거운 짐으로 져야 했다.

3편에는 1,2편에 있던 게 없고, 없던 게 있다. 우선 사회비판의 매운
맛이 빠진 채 코미디만 남았다. 안성기나 박중훈도 없다. 그래서 배우의
힘보다는 시나리오의 기발함만으로 힘겹게 코미디를 이끌어야 했다.

1,2편이 지닌 최고 미덕, 경찰 비리 묘사가 없는 대신 그 무엇이 있
다면 액션이다. 김상진 감독은 1,2편에서 아쉬운 게 액션이었다는 데 착
안했고, 그런 대로 성공했다. 대역 연기는 티가 나지 않고, 김보성은 물
론 여형사 권민중도 나무랄 데 없이 액션 연기를 해냈다. 특히 권민중은
신인답잖게 영화가 요구한 역을 소화했다.

'투캅스3'에 또 있는 것은 여자 주역이다. 1,2편에서 여자 등장인물은
고작해야 '미끼'에 지나지 않았다. 3편에선 당당한 여자 형사가 등장한
다. 아무리 상업적 오락영화라 해도 능동적 긍정적 여성상을 다룰 기회
였다. 하지만 김상진 감독은 눈요기에 더 집착했다. 여형사로는 부적합
하게 가슴이 깊게 패인 셔츠를 내내 권민중에게 입혔다.

체력단련 신도 그렇다. 'GI 제인' 데미 무어처럼 절치부심 몰두하는
데 초점을 두기보다, 카메라는 권민중 몸을 짖궂게 쫓았다. 2편의 패러
디라고는 하지만 두 주인공이 상상속에서 벌이는 베드신은 거의 강박 수
준이다. '투캅스3'는 1,2편에 이어 여전히 여성을 비하한다는 비난을 면
치못할 것 같다.

김 감독은 다양한 앵글과 이동 샷을 의식적으로 많이 동원했다. 내려
다보는 크레인 샷, 레일을 깔아 움직이는 달리 샷, 3백60도 회전 샷으로
역동성을 강조하려 했다. 하지만 때로 불필요한 과잉이라는 느낌을 줬다.
'투캅스3'는 1,2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태생적 약점을 지녔다.
그렇다 해도 '투캅스3'는 명백히 재미있는 부분들을 지녔고, 관객이 충
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다. 3편만 따로 떼어 점수를 매기자면 한국 오락
영화로는 합격이다. ( 오태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