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안은 물러가라" 구호 한나라당, 선거서 예상밖 인기몰이 ##.


프랑스·독일에 이어 호주에서도 국수주의 야당이 기세를 올리고
있다. '반아시안' 정책을 내건 호주판 '한나라당(One Nation Party)'
이 창당 1년만에 최근 실시한 호주 북부지역 퀸즈랜드주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신당이 기존 정당을 제친 것은 호주 정치 사
상 처음으로 호주 정치판의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아시안은 물러가라' '단 한명의 아시안 이민자들도 더 받아들여
서는 안된다'는 발언을 서슴치않는 당수 폴린 핸슨 의원(여)은 반아
시안 인종차별의 선봉장을 자임했으며, 한나라당의 득세는 그만큼
상당수 호주 사람들의 저변에 백인우월사상인 백호주의의 망령이 되
살아나고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특히 이번 주선거에서 여당인 연립당(자유·국민당)이 참패하고
노동당이 승리한 것은 한나라당의 부상에 힘입은바 크다. 이같은 경
향은 앞으로 다른 주의 선거 및 호주 연방의회 선거에도 상당한 파
문을 미칠 것으로 정가는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백인 우월주의에 기반을 둔 호주의 국수주의 신당이 등장
함에 따라 호주내 아시안 이민자들은 큰 불안감을 느끼고 있으며,퀸
즈랜드 지역의 투자를 포기하는 아시안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등 그
후유증이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한나라당의 원내 입성은 일본·홍콩·태국·말레이시아 언론에
톱뉴스로 보도됐으며, 호주 연방정부는 다우너 외무장관을 아세안
국가로 보내 이같은 여론을 무마하고 있으나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
고 있다.

● 아시안 투자가들 철수 잇달아
한나라당이 부상하면서 대만의 제당회사가 반아시안 감정을 우려,
퀸즈랜드주의 육류 산업 진출을 위한 2천만달러 투자 계획을 취소한
데 이어 대만·호주 사업자 연합회는 10명의 대만 투자가들이 호주
투자를 연방 선거 이후로 일단 연기했다고 발표했다. 대만·호주 사
업자 연합회는 "앞으로 한나라당 돌풍이 호주 전역으로 확산되면 아
시아 투자가들이 호주를 외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호주 상공인 연합회도 성명서를 발표, "이같은 반아시안
바람이 확산될 경우 아시안 투자가들의 호주 외면은 물론 호주의 최
대 수출국가인 일본, 한국의 수출도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밝혔
다.

일본 상공인 연합회도 한나라당 부상에 따른 호주내 반아시안 감
정에 우려를 표시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호주내 일부 아시안 사업
가들은 호주 유력지에 퀸즈랜드 주에 아시안의 투자를 보이콧할 것
을 요청하는 광고를 게재, 한나라당의 반아시안 움직임에 적극 대응
할 것을 다짐했다.

그러나 아시안들의 성토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의 인기는 호주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퀸즈랜드 주 선거 이후 NSW주에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는 등 반아시안 정책
을 내건 한나라당 바람이 호주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퀸즈랜드주의 한적한 시골에서 간이 식당을 경영하던 한나라당
당수 폴린핸슨 의원은 이곳 주민들의 반아시안 감정에 호소, 2년전
무소속으로 연방의회 의원이 되는데 성공했다. 당시 그녀는 "호주가
아시안등에 의해 더럽혀지고 있다", "아시안 이민자들이 호주 백인
들의 일자리를 뺏고 있다", "원주민 특혜 정책을 철폐하라"는 식으
로 반아시안, 반원주민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상당수 지역 주민들은 폴린 핸슨의원의 발언에 동조하면서 정치
판에 뭔가 새 바람을 기대했다. 호주 지역 경제가 갈수록 나빠지자
시골의 백인들은 호주 경제의 침체를 아시안 이민자 탓으로 넘기려
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연방정부는 "호주의 경제는 아시아 지역 국가와의 교
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며 무마 노력을 벌이고 있으나 한나라당
의 바람을 잠재울 묘안이 없는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