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천을 닮은 사람들
고은 김정헌 외 지음
효형출판간 9천원.
유려한 문장과 여행, 그림의 만남은 휴가가 절정인 이 계절에 특히 매
력적이다. 백두산에서 시작,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소백산 속리산 덕유산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우리 국토의 등줄기(백두대간)를 고은 신경림 이호
철송기숙 박완서씨 등 중견 시인-소설가 13명이 각각 화가와 직접 답사하
며 쓴 에세이들을 모은 책이다. 그림 그린 화가 역시 김정헌 임옥상 민정
기씨 등 13명이다.
'현대사는 잃어버린 백두산을 찾아내는 역사였다. 늙은 짐승 등짝같은
능선을 타고 올라가자 맹렬하게 대기하고 있던 바람이 나를 날려버릴 듯
몰아쳐왔다.'(고은) '청풍과 문의에 가면 시인이 될 일이다. 거기 물에
잠긴 고향이 있으니, 시인이 아니고 어찌 그 고향 굽어볼수있으랴.'(김
남일) '가나 오나 저 혼자 잘났다고 떠들어대는 사람은 지리산에 만은 오
지 마라. 지리산은 그런 산이다.'(이호철) '섬진강만큼 사람들을 가까이
거느리고 사는 강은 없다.'(김용택)그러나 백두대간이 한민족의 영광과
오욕, 한과 신명을 응축하고 있듯, 필자들의 글도 자연예찬으로만 끝날
순 없다. 그것은 이 땅에 터잡고 살아온 인간들의 삶과 역사에 대한 기록
이기도 하다.
(* 김태익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