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록' 작가 이우혁(33)씨가 낸 장편 소설 '파이로 매니악1'
(미컴 간)이 화제다. 서울대 기계설계학과 출신의 공학도인 그가
'전공'을 살려 화약제조에 몰두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처음 썼기
때문이다.

이씨는 87년부터 3년간 한국화약 특수개발부 등에서 군용 포
탄-유탄 등 탄약류개발에 참여했고, 한국 자동차부품 종합기술연
구소에서 화약 기술과 연관있는 자동차 에어백 연구도 했다.

소설 '파이로 매니악'은 법률이 응징하지 못하는 사회악을 화
약무기로 다스린다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스릴러다. 범죄
집단을 취재하려다 살해위협을 당한 전직 기자와 젊은 화약광이
손잡는다. 그들은 서울근교 외딴 건물에 화약무기 제조실을 차려
놓고 뒷골목 정치깡패집단의 대부, 친일파 사학자, 악명높은 고
문기술자 등을 차례차례 특수 폭탄과 부비 트랩으로 살해한다.

이야기는 만화처럼 허황된 면이 있지만 독자들 눈길을 붙드는
것은 화약 세계의 감춰진 이야기들이다. 주인공들이 동원하는 기
술은 첨단정밀화약기술, 이른바 파이로(Pyro) 테크닉이다. 도폭
선을 이용한 빨랫줄 폭탄등 특수폭약의 제조과정, 화약에 대해
잘못 알려진 상식 등에 관한 묘사엔 전문지식이 넘친다. 의사와
연구원 경력을 살려 소설을 써낸 마이클 크라이튼을 연상시키는
공학도 소설이다. 소설에 나오는 화약기술은 모두 실현가능한 기
술. 이씨는 "그러나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핵심기
술은 빼놓았으며 한 군데씩 일부러 결함을 만들어놓아 책에 나온
대로 따라만들면 절대로 작동이 되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 김명환기자 · mhkim@chosun 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