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혜영이 록밴드 리더로 변신했다. 황혜영은 댄스그룹 투투 시절 인
형처럼 귀엽고 깜찍한 이미지로 선풍을 일으켰다. 그런 그가 96년 투투
해체 이후 2년만에 록가수로 탈바꿈해 컴백했으니, 뜻밖일 수밖에 없다.

"댄스가수였던 제가 어떻게 록을 하겠느냐는 시선들이 많습니다. 전
부터 소프트록을 좋아했어요. 언젠가 도전하고 싶었는데, 투투가 해체
되는 바람에 기회가 생긴 거죠." 그는 "황혜영도 노래할 줄 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사진설명 :
록밴드 리드싱어로 변신한 황혜영과 새 멤버 공정환.


이런 변신은 일단 성공했다. 앨범을 들어본 전문가들마다 "음악과

보컬 모두 기대 이상"이라고 호평하기 때문이다. 팀 이름은 '오락실

(5Rock실)'. 황혜영과 남성 멤버 공정환 2인조에, 기타-베이스-드럼 주

자 3명이 객원 멤버로 가세했다.

음악은 모던록, 그중에도 비틀즈풍 복고적 서정성을 강조하는 브리
트팝을 주로 선보였다. 타이틀곡은 이별을 노래한 '후'. 복고 록사운드
와 리듬, 낭만적 멜로디와 코러스가 가을바람처럼 싱그럽다. 황혜영은
목소리에 힘이 붙었다. 선명하고 상큼한 음색이 브리트팝과 잘 어울린
다. 공정환도 '모델 출신'이라는 선입관을 깨듯 매력적인 허스키 보컬
을 구사한다.

'일탈' '배반' '일루션' 등 다른 곡들도 듣기 상쾌한 모던록 넘버들
이다.

10곡중 '후'를 비롯한 7곡이 캐나다 작곡가 올리버 시 작품이다. K2
김성면과 김민종에게도 곡을 써준 적 있는 '지한파'답게 세련된 모던록
에 한국 정서를 잘 녹여냈다.

"창법과 스타일을 바꾸느라 정말 고생이 많았습니다. 반년 넘게 하루
5∼6시간씩 연습실에 틀어박혀 살았지요." 황혜영은 "춤 연습할 때보다
훨씬 힘은 들었지만, 이젠 어느 무대에서도 라이브가 겁나지 않는다"며
활짝 웃었다.

(* 권혁종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