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인생 이면을 폭로한 전기서
'마그리트 뒤라스'가 요즈음 프랑스 독서계에 화제를 불러 일으
키고 있다. 여성사학자로르 아들레가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펴낸
6백40쪽짜리 전기다.

지난 96년 타계한 뒤라스는 소설 '연인' 등 대개 자전적 연애
경험을 담은 작품들을 발표했고, 그로 인해 소설 밑바탕이 된 실
제 삶에 대한 궁금증을 전설처럼 남긴 작가다. 전기서 '마그리트
뒤라스'는 뒤라스가 말년에 집필을 허용했고, 기꺼이 취재에 응
한 책이란 점에서 특히 높은 신뢰도를 얻고 있다. 독일군이 파리
를 점령했던 지난 43년 뒤라스의 숨겨진 삶이 현지 언론에서 가
장 화제가 되는 부분.


사진설명 :
뒤라스(가운데)의 남자들. 첫남편 앙텔므(오른쪽)와 두번째 남편 마스콜로.

당시 뒤라스는 첫 남편 로베르 앙텔므와 함께 프랑수아 미테

랑이 지휘한 레지스탕스 조직원이었다. 뒤라스는 후일 두번째 남

편이 된 조직원 디오니스 마스콜로와 연인 사이를 즐기고도 있었

다. 어느날 남편 앙텔므가 게슈타포에게 체포됐다. 뒤라스는 남

편 소식을 입수하기 위해 샤를르 델발이란 이름의 담당 게슈타포

요원과 자주 만났다. 뒤라스는 그때 일기를 토대로 주변 인물들

을 전부 가명으로 등장시킨 소설집 '고통'을 지난 85년 출간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책에서 남편 생사를 쥔 게슈타포 요원이 예
술 전문서점주인을 꿈꾸는 섬세한 감성의 사내로 그려졌고 뒤라
스와의 미묘한 감정교환이 암시되어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전기
서는 둘 사이의 관계가 보통선을 넘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종전과 함께 뒤라스 남편은 살아 돌아왔고, 델발은 독일군 협
력자란 죄목으로 45년 처형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