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와 기이치 대장상 주도로 계획이 짜여진 이른바 '미야자와 구
상'은 일본이 추진하는 엔동맹권 구상의 기초공사쯤에 해당된다. 일본
은 지난 3일 아시아 통화위기 극복에 3백억달러 규모의 지원을 한다는
미야자와 구상을 발표하며 아시아권 끌어들이기에 나섰다.
지원대상은 통화위기를 겪는 아시아 국가. 일본이 IMF(국제통화기금)
체제를 맹비판한 직후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5개국 및
한국과의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담(워싱턴)에서 발표한 점이 주목
포인트다. 이는 아세안 5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싱가
포르)과 한국부터 동맹국으로 끌어들인다는 일본의 내심을 반영한다고
도쿄 외교가에선 분석한다.
3백억달러의 절반은 무역금융 등의 단기자금이고, 나머지 절반은 실
물경제 회복지원을 위한 중장기 자금이다. 기업구조조정, 금융시스템
안정, 고용확보, 사회보장 등의 용도로도 지원될 수 있다. 이런 용도에
일본이 엔차관 등의 현금융자나 채무보증 등을 해주겠다는 내용으로 돼
있다.
일본은 이 3백억달러를 기초로 '아시아 기금' 같은 일본 주도의 국
제기구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지난해 AMF(아시아통화기금) 구상을 '강
제무산'시켰던 미국은 아직 별 반응이 없다.
(*동경=박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