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500년이 지속된 이유는 치화의 체계 위에 성균관의 교화
체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성균관이 600년을 맞은 현재, 유도로 '제2
의 입국'을 해내야 합니다.".
지난 24일 당선된 최창규(61) 성균관장은 29일 기자회견에서 '도덕
입국'을 강조했다. 2년여 분규 끝에 마련된 이번 선거에서 선출된 최
관장은 젊은 나이와 화려한 경력으로 침체된 유림계에 새 바람을 일으
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인물이다.
최 관장은 무엇보다도 국회 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는 동성동본 금
혼 규정폐지에 관한 가족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
다."혼인은 성씨가 다른 남녀가 만나 가정을 이루는 것으로, 국가성립
의 모체입니다. 그런데 9촌 이상 남녀끼리 혼인할 수 있다면 경우에
따라서는 할머니와 손자뻘이 부부가 될 수도 있어요. 그러면 예의나
윤리는 엉망이 됩니다." 개정안 통과 저지를 위해서는 갓쓴 유림들이
국회앞에서 반대운동하는 방식을 탈피, 국민들에게 부당성을 알리고
광범위한 동의를 얻어내겠다고 밝혔다. 전국 234개의 향교에 대해서는
"교수를 두고 365일 개방해 주민들의 생활학교로 현대화하겠다"고 말
했다.
면암?????????
충남 청양 출신인 최 관장은 독립운동가 면암 최익현 선생의 4대
장손. 요시찰 가정인데다가 '일본놈들에게 배워서는 안된다'는 할아버
지 고집으로 학교도 못가고 머리 땋은 채 집에서 한문을 배웠다. 그러
다 광복후 할아버지를 찾아온 김구 선생 덕분에 뒤늦게 입학한 내력을
가지고 있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최 관장은 서울대 교수, 11∼12대 국회
의원, 순국선열유족회장, 성균관 청년유도회 초대회장, 독립기념관장
등을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