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 있는 친척들을 만났으면 했는데 아쉽습니다." 러시아가 자랑
하는 최고 전투기 조종사 최 올레그(54)씨는 29일 러시아 수호이사의 내
부문제로 러시아 비행단의 '서울 에어쇼' 불참이 최종 결정되자, 전화통
화에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최씨는 러시아에 거주하는 한인 3세. 출격횟수 6,500여회에 5,000여
시간의 비행기록을 갖고 있는 파일럿이다. 지난 62년 이후 전투기 조종
사로 재직하면서 36년동안 러시아가 개발한 MIG(미그), SU(수호이) 전투
기 전기종을 조종했다.

그런 최씨에게 이번 서울 에어쇼는 각별했다. 신예 전투기 SU35의 비
행쇼를 선보일 뿐 아니라, 국내 혈육 찾기에 나설 생각이었기 때문. 이
소식을 전해 들은 강릉 최씨 종친회도 최씨에게 적극 협조할 태세였다.

지난 일주일 동안 비상 출격 대기를 해온 그는 "언젠가 더 좋은 기회에
고국을 방문하고 싶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최씨는 지난해 옐친 대통령으로부터 러시아 공군 역사상 두 번째로
조종사 최고 영예인 국민무공훈장을 받았다. 부인 장아나씨 사이에 아들
셋을 두고 있으며, 큰아들 알베르트(29) 역시 현직 공군조종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