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양과 심은하가 은막 스타로 확실하게 떠올랐다. 4일 서울 국립극
장 대극장에서 열린 제19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박신양과 심은하는
'약속'과 '8월의 크리스마스'로 각각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차지
해 가장 각광받는 청춘스타임을 입증했다. 두 배우 모두 청룡영화상에
서 주연상을 차지하기는 처음.

'유리'로 2년전 청룡영화상 신인상을 받았던 박신양은 '편지'를 거쳐
'약속'을 빅히트시킨 데 이어,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까지 따냄으로써
한석규에 이어 한국 영화계 남자배우 스타 계보를 잇게 됐다. 박신양은
'약속'에서 여의사와 사랑에 빠진 폭력조직 보스역을 맡아, 따스한 코
미디연기와 비장한 액션 연기를 조화해냈다.

데뷔후 빼어난 미모로 남성팬 시선을 한 몸에 모았던 심은하는 '8월
의 크리스마스'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음으로써 진정한 배우로 거듭났다.

'정사' 이미숙, '약속' 전도연, '편지' 최진실, '생과부 위자료 청
구소송'심혜진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처음 청룡영화상 여우주
연상을 받은 심은하는 '미술관 옆 동물원' '이재수란'에서 진지한 모습
으로 다시금 영화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심은
하 연기는 국내뿐 아니라 올해 칸영화제에서도 각국 기자들로부터 눈길
을 모았다.

지난 11월 개봉한 '약속'에서 빼어난 연기로 "빛나는 조연이 어떤
것인지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던 정진영은 예상대로 남우조연상을 차지
해 뜨거운박수를 받았다. '키스할까요'에서 주연 안재욱과 최지우 주변
을 맴돌며 질투와 관능 섞인 색깔있는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긴 유혜정
도 여우조연상을 받는 감격을 누렸다.

안재욱과 김여진은 남녀 신인상을 받아 스크린의 새 별이 됐다. 올
한해 '러브러브' '찜' '키스할까요', 3편에서 주연한 안재욱은 '찜'에
서 어려운 여장연기를 무난히 소화해내 TV에 이어 스크린에서도 가능성
을 확인했다.

'조용한 가족' 고호경, '여고괴담' 김규리, '남자의 향기' 명세빈,
'강원도의 힘' 오윤홍까지, 유달리 경쟁이 치열했던 여자 신인상 부문
에선 예상을 깨고 김여진이 '처녀들의 저녁식사'로 상을 가져갔다. 연
극배우 출신 김여진은 강수연 진희경과 함께 출연하면서 밀리지 않는
자연스러운 연기로 호평받았다.

인기스타상은 한석규 박신양 심은하 최진실에게 돌아갔다. 인기스타
상은 영화팬 엽서와 인터넷 투표, PC통신 투표 등 모두 7만8,911표를
집계해 뽑았다. 특히 최진실은 이번 수상으로 지난 11회 청룡영화상 인
기스타상 이후 모두 8차례나 차지해 여배우로 역대 최다수상 영광을 안
았다.

(* 이동진기자·djlee@chosun 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