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평생을 지내온 동요 작곡가
한용희(68)씨가 최근 한국동요음악연구회 회장으로 선출돼 본격적인 동
요 보급 활동에 나섰다. 작곡가와 합창단 지휘자, 교사 등 200여 회원으
로 구성된 이 연구회는 동요 창작과 더불어 일선 학교에 노래 책과 녹음
테이프를 나눠주고 합창대회를 여는 등 다양한 동요 부르기 행사를 펼치
고 있다.

한씨는 KBS의 어린이 노래자랑 '누가 누가 잘하나' PD와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파란 마음 하얀 마음', '꼬마 눈사람', '고향 땅' 등 국민
적 동요들을 작곡해 왔다. 전국 유치원의 원가가 된 "꽃밭에는 꽃들이
모여 살구요"('우리 유치원')도 그의 작품이다.

하지만 한씨는 "80년대 중반 방송국의 시청률 경쟁에 밀려 동요가 푸
대접받으면서 쇠퇴의 길을 걸어왔다"고 비판했다. 작사-작곡가가 격감했
고 아이들도 동요 대신 성인 가요를 따라 부르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성인 가요를 부르는 자녀를 대견해하는 부모들이 더 큰 문제"라며 "가
정에서 동요를 함께 부르며 아이들의 고운 심성을 길러줘야 한다"고 말
했다.

한씨는 지난 15년간 서울YMCA와 동요부르기 운동을 펼쳐 왔고, 요즘엔
내년부터 대대적으로 벌일 동요 부활 캠페인 계획을 짜느라 분주하다.지
난해로 동요인생 50년을 맞은 그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남은 인생을 모
두 바치겠다"는 의지다.

3형제를 출가시키고 일산 신도시에서 부인과 함께 살고 있는 한씨는
"87년 동요 저작권이 인정돼 저작권료가 조금씩 나온다"며 "내가 좋아서
평생 해온 일이니 행복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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