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보도블록 따라가면 꽈당.' 4일자 본지 사회면에 실린 맹인용
점자블록 사진은 우리의 모든 것을 드러내주는 상징적인 것이었다. 이
사진은 장애인 보도블록 한가운데 동 안내판과 가판대가 버티고 서있
어 점자블록을 따라가다간 낭패를 당하기 십상인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시각장애인용 보도블록은 의무규정이다. 서울시는 내년말까지 1만
4000개 거리에 노란 점자블록을 깔 계획이다. 그런데 기껏 돈들여 깔
아놓으면 그 위에 엉뚱한 시설물이 세워져 장애인들에게 또다른 장애
물이 되고 있다. 그야말로 손발이 따로 노는 꼴이다.
법에 의해 깔고는 있지만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게 공무
원의 말이다. 시민을 우롱하고 장애인을 분노케 하는 무책임 행정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시에서 깐 장애인용 보도 위에 동사무소가 입간
판을 세웠다니 이건 장난도 아니고 정말 창피한 현실이다. 성북구와
종암 2동의 책임자는 이러고도 대민봉사를 한다고 말할 것인지 한심스
럽다.
표면이 우둘투둘한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들이 이를 따라 걷도록
깐 것이다. 그런데 종암로에서 장애인이 출발 10m만에 장애물과 부딪
쳤다면, 이런 시설은 있으나 마나가 아니고 오히려 장애인들을 위험으
로 몰아넣는 치명적인 함정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장애인 학생들이 매
일 2∼3명씩 다치고 있다면 점자블록은 무용지물이 아니라 위험물로
제거해야 한다.
장애인 천국이라는 미국에서는 점자블록만 따라가면 안전하게 목적
지에 닿을 수있다. 똑같은 목적과 방식으로 시공한 점자 보도블록인데,
우리 것은 혼동을 주고 위험하기까지 하다면 이건 나라와 국민수준의
문제다. 설치만 하고 관리하지 않다가 성수대교가 무너졌다. 우리는
그저 시늉만 한다. 모양만 갖추면 된다. 기능과 내용은 아랑곳하지 않
는다. 이러다간 정말 '꽈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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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면봉 ●.
-- 미 10대 자녀 외설 인터넷 차단 비상. 컴퓨터 사 주고 마루에서
놀게 하세요.
-- 전두환씨 부부, "국민들이 108배 해도 정치 안해." 누가 절을
한다고 했나요?.
-- 정태수일가 비자금 3270만달러 국고환수. 부귀는 한갓 스쳐가
는 바람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