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제 아닌 독일 오페라가 오랜만에 무대에 오른다. 서울시립
오페라단은 모차르트 오페라 '후궁탈출'을 29일부터 6월4일까지 세종
문화회관 대강당(오후 7시30분) 한국 초연한다. '후궁으로부터의 도주'
등으로 널리 알려진 것과는 달리, 음악적 난이도가 높아 국내 오페라
단이 지금껏 한번도 공연하지 않은 오페라.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요
제프 2세가 오페라를 보고선 '음(노트)이 너무 많다'고 평한 작품이다.

'후궁탈출'은 모차르트가 독일어로 작곡한 첫 '징슈필'이다. 징슈
필이란 독일어로 '노래극'이란 뜻. 노래 사이에 대사를 넣은, 독일 전
통 악극이다.


사진설명 :
앞에서부터 '후궁탈출' 연출가 오영인, 블론데역 신윤정, 페드리요역 윤승호,
콘스탄체역 최영심, 벨몬테역 박상혁, 오스민역 김요한씨.


작품 무대는 터키 영주 파샤 셀림이 그를 위한 여자들을 가둬둔 후

궁. 주인공인 스페인의 젊은 귀족 벨몬테와 시종 페드리요가 이곳에

잠입한다. 해적에게 붙잡혀 후궁에 팔려온 애인 콘스탄체, 시녀 블론

데를 구하기 위해서다. 벨몬테와 페드리요는 후궁을 지키는 오스민에

게 술을 먹여 구출작전을 펴지만, 붙잡혀 죽음에 내몰린다. 파샤 셀림

은 벨몬테와 콘스탄체의 사랑에 감복해 4인을 풀어준다. '나 때문에

그대는 죽어야만 하는가'를 비롯, 벨몬테와 콘스탄체 이중창 등이 흐

르는, 2시간 30분짜리 3막 오페라다.

노래없이 대사만 하는 파샤 셀림역에 탤런트 박근형씨가 나온다.콘
스탄체역 소프라노 박경신 박은주 최영심, 벨몬테역 테너 김종호 김재
형 박상혁, 오스민역 베이스 김정웅 김요한 임철민, 블론테역 소프라
노 신윤정 공영숙 최윤정, 페드리요역 테너 장보철 윤승호 이성민이
출연한다. 빈국립음대를 나와 모차르트에 정통한 박은성씨가 서울시립
교향악단을 지휘하고, 서울시립 합창-가무-무용단이 가세한다.

"모차르트는 콘스탄체와 약혼상태였던 26세때 '후궁탈출'을 작곡했
습니다. 짧은 생애를 통털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일 겁니다. '후궁탈출'
여주인공 이름을 콘스탄체라 붙인 것도 그런 기쁨을 표현한거지요.".

서울시립오페라단장으로 이번 오페라를 연출한 오영인씨는 "국내
처음으로 무대장치와 의상을 디자인공모전을 통해 선정하는 등 공을
들였다"면서 "여느 오페라보다 높은 작품성과 완성도를 자신한다"고
말했다.

출연진도 실력파를 엄선했다. 박은주는 독일에서 콘스탄체로 노래
하고 있고, 임철민도 유럽무대서 오스민역으로 주목받는 신예다. 김재
형은 지난해 서울시립오페라단 '호프만의 이야기'에 데뷔, 그해 가을
예술의 전당 오페라축제때 '카르멘' 돈호세로 스타로 떠오른 테너다.

밝고 경쾌하면서도 애수가 묻어나는 모차르트음악은 가족용으로 제
격이다.

서울시립오페라단은 가족관객을 위해 입장권 가격을 여느 오페라의
절반이하로 낮췄다. S석 3만원, A석 2만원, B석 1만원. 오스트리아 대
사관 협조를 얻어 주한외교사절, 상공인들의 관람을 유도한다. 공연기
간중관객들이 대강당 로비와 분수대광장에서 모차르트 의상을 입은 스
태프와 사진을 찍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고, 모차르트 오페라 의
상과 무대디자인도 대강당 로비에 전시한다. (02)399-16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