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중가요를 외국 가수들이 부르면 어떤 맛이 날까. 'KAYO 2
Korean Melody From Nashville(가요 2 내쉬빌에서 온 한국 멜로디)'
'난행복해' '사랑했지만' '그대 안의 블루' '사랑보다 깊은 상처'
'그것만이 내 세상' 등 귀에 익은 히트 가요를 미국 가수들이 영어로
취입한 음반이 나왔다.

8일 출반된 'KAYO 2'는 미국 뮤지션들이 노래부터 연주-편곡-레코
딩까지 도맡아 만들어낸 가요사상 첫 앨범. 국내 가요팬들로서는 친
근한 히트 가요들을 원곡과 또 다른 느낌으로 들어볼 수 있고, 해외
시장에는 우리 대중음악을 보다 널리 알릴 수 있는 새로운 시도여서
눈길을 끈다.

기획은 작년 우리 가수들이 영어 가사로 노래한 'KAYO 1'를 만들었
던 기독교방송 한용길 PD. 한 PD는 "한국 가수가 영어 노래를 하는
것은 발음과 가사 소화력에 한계가 있었다"고 말한다. 궁리 끝에 올
해 초미국 음악도 시내쉬빌로 날아갔다. 이은미 박영미 등 한국 가수
의 음반을 프로듀스한 경험이 있는 스티브 대디에게 프로듀스를 맡겼
다. 한국에선 오승은이 공동 프로듀서로 가세했다.

스티브 대디는 최근 데뷔한 신인 여가수 나탈리 그랜트를 비롯해
엘튼 존, 마이클 볼튼 등의 앨범에 참여했던 테이비사 페어, 팀 데이
비스,마티 매컬, 킴 키스, 마이클 멜렛 등 남녀 보컬리스트 5명을 선
정했다. 연주는 현지 전문 세션맨들이 맡았다. 영어 개사는 스티브대
디와 오승은이 함께 했다.

그렇게 만든 곡은 테이비사 페어가 부른 'You Are My Happiness(난
행복해)'(이소라), 'Field Of Flowers(꽃밭에서)'(정훈희), 테이비사
페어와 팀데이비스가 듀엣으로 노래한 'Scars Deeper Than Love(사랑
보다 깊은 상처)'(임재범), 나탈리 그랜트가 부른 'Enchanted Dream
(마법의 성)'(더 클래식), 킴 키스가 노래한 'That's What I Live For
(그것만이 내 세상)'(들국화) 등 10곡이다.

노래들은 하나같이 원곡과 또 다른 감흥을 준다. 참여 가수들의 뛰
어난 가창력과 곡 소화력은 놀랄만 하다. 한국 가요 멜로디 특유의
감정 진폭과 정서를 드라마틱하게 살려 노래했다. 여러 곡들은 듣는
맛과감동이 오히려 원곡들을 능가한다. 세련된 연주와 편곡은 두말할
것 없다. 참여 가수들이 갓 데뷔한 신인과 내쉬빌에서 활동하는 세션
전문보컬리스트들인 걸 생각하면, 역설적으로 미국 대중음악시장의
높이와두터움을 새삼 느끼게 만든다.

음반 제작과 배포를 맡은 도레미레코드사는 한국 가요의 매력을 알
릴 수 있는 이 앨범을 미국, 일본, 유럽, 동남아 등 해외시장에 적극
소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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