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은행 서이석 전 행장이 이희호 여사의 장조카인 이영작(57) 박사
에게 로비를 벌였다고 진술함에 따라 검찰 수사가 새국면을 맞았다.
임창열경기도지사 부부에게 5억원을 건넨 서 전 행장이 단순히 대통
령인척과의 만남을 주선해주는 대가로 이영우(57)씨에게 1억원이란 거금
을 줬을 가능성은 적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이 박사의 소환 조사가 불가
피할 것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아직까진 서 전 행장과 이씨의 진술이 엇갈려 조사를
더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씨는 "퇴출 뒤에 만나 서 전행장이 '정부부
처에 자리가 있는지 알아봐달라'는 인사청탁을 했다"고 진술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 박사는 23일 "경기은행퇴출후 한번 만났으나 청탁을 받은 적은
없다"며 로비를 받은 사실을 부인했었다.
이와 관련, 검찰이 지난 23일 이 박사의 출국을 묵인한 것이 아니냐
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박사가 '경기은행 퇴출 로비 의혹 사건'의
중요인물로 부상한 만큼 그의 출국을 일단 막았어야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그러나 이씨가 아태재단 이사인지 여부에 대해 논란이 일던 22
일 "이씨와 아태재단 미주지부와의 관계는 이 박사를 통하지 않고도 알
수가 있다"고 밝혀 이 박사에 대한 조사에 부담을 느끼는듯한 인상을 주
었다. 또이 박사가 공항에서 출국수속을 밟고 있던 23일 오전, '출국금
지조치라도 해야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자 "지금 출국하면 오해를
살것이 뻔한데 (이 박사가) 설마 그러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었다. 또
같은 날 오후 출국사실이 확인되자 "이 박사는 피의자도 참고인도 아니
다"면서 "수사에는 아무 영향이 없다"고 말해 지나친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박사는 그러나 "오래전부터 예정된 일정에 따라 출국하는 것"이라
며 "다른 오해는 하지 말아달라"고 해명했었다. 이 박사는 그가 회장으
로있는 한미문화재단이 미국 네바다주에서 개최하는 세미나 참석 등 3주
간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현재 이씨가 받은 1억원의 사용처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
고 있으나 이씨가 "용돈으로 받아 운영하는 단체들의 운영비로 사용했다"
는 진술을 되풀이, 수사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모든 것은 이씨의 입에 달렸다"고 말해 이씨의 진술에 따라
서는 수사가 급진전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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