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 남성을 등장시켜 논란이 된 보해 소주 '소프트 곰바우' 광고
평가회가 열렸다. 27일 열린 평가회는 학계와 광고업계 인사들로 구
성된 '광고비평포럼'의 창립기념 세미나를 겸해 준비됐다. 이 자리에
는 이례적으로 광고를 제작한 금강기획과 광고주 보해양조 관계자가
참석해 '소프트 곰바우' 광고를 제작한 배경을 설명했다.
도마에 오른 '소프트 곰바우' 광고는 지난 7월초 23도 소주의 순
한 맛을 강조하겠다며 '말보다 먼저 입술이 간다'는 선정적 카피와
함께 나체 여인이 샤워하는 모습을 등장시키면서 눈길을 끌었다. 그
뒤 한걸음 더 나가 '순수로 돌아간다'는 카피 아래 벌거벗은 남자들
이 둘러앉아 술 마시는 모습을 내세워 격렬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세미나 발제자로 나선 문철수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요즘
광고계에서는 제품 특성과 무관하게 남성 벗기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
다"며 "알몸 광고는 소비자의 눈길은 잡지만 브랜드 회상력은 오히려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문교수는 "과도한 신체 노출로 인해 광고에
대한 소비자의 부정적 구매 태도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
다. 광고회사 '선연' 카피라이터 김병희 부장도 "소프트 곰바우가 남
성 나체를 등장시킨 것은 1회성 충격 요접인 '휘발성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일반 토론자들도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광고는
지양해야 한다' '벗는 게 무조건 순수는 아니다' '남자를 벗겼는데
다음 번엔 여자도 벗기는 거냐' '액체에는 소프트 대신 마일드란 표
현을 써야 한다' '광고 표현 기법이 너무 복잡하다' '병 디자인이 문
제다'라는 비판적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소프트 곰바우' 광고를 제작한 금강기획 성홍경 국장은 이에 대
해 "소주의 부드럽고 순한 맛을 강조하기 위해 누드 광고를 고안해
냈다"고 말했다. 그는 "'가식을 벗고 순수로 돌아가자'는 테마 시리
즈를 10차까지 끌고 갈 예정"이라며 "다음 시리즈는 포장마차에서 여
성들이 알몸으로 술 마시는 장면을 담을 예정"이라고 밝혀 또 한번
논란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