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마지막 영화축제 청룡영화상은 영화의 미래 를 선택했다. 14일
국립극장 대극장에 열린 제20회 청룡영화 시상식은 21세기를 이끌어갈
젊은 영화인들을 격려하는 자리였다.
심사위원들은 최민식 최민수 한석규
박중훈처럼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이정재(태양은 없다)에게 남우
주연상 월계관을 씌워줬다. 여우 주연상도 이제 충무로 데뷔 2년에
불과한 전도연(내 마음의 풍금)에게 돌아갔다.
심은하 이재은 이정재 전도연 (앞줄 왼쪽부터)을 비롯한 수상자들이 제20회 청룡영화 시상식이
끝난 뒤 모여 섰다.
올해 시상식장은 예년과
달리 수상자가 호명될 때마다 객석에서 탄성이 연발하는 극적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변을 연출한 이정재는 숨이 막힐 것 같다 며
심호흡을 한 뒤 가장 재미있게 찍은 영화로 태양은 없다 를 말하곤
했는데 상까지 받게 됐다 고 기뻐했다. 이정재는 이 영화에서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을 열연, 새로운 모습을 보이며 변신에 성공했다.
청룡영화상에서 첫 인기스타상을 받은 전도연은 여우주연상까지 거머쥔
뒤 이렇게 좋은 상을 두번씩이나 받아서 어떻게 해요 라며 눈물을
흘렸다.
흔히 중견 연기자들 차지가 되곤 했던 남녀 조연상 역시
장동건(인정사정 볼 것 없다)과 이미연(내 마음의 풍금)에게 돌아가 올해
청룡에 불어닥친 젊은 바람 을 더했다. 장동건은 좋은 작품에 좋은 감독
선배들과 함께 연기한 것만으로도 큰 배움이었다 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미연은 차분히 수상 소감을 말한 뒤 남편인 배우 김승우 이름을 크게
불렀다. 신인배우상을 받은 이성재(주유소 습격사건)와 이재은(노랑머리)
역시 시상식장에 신선한 기운을 불어넣으며 미래 스타 자리를 예약했다.
관객 투표로 결정하는 인기스타상은 한석규 정우성 심은하 전도연에게
돌아갔다. 올해 초 일찌감치 여배우 투톱 으로 올라선 심은하와 전도연은
작년과 올해 청룡상 여우주연상을 각각 차지하며, 당분간 치열한
라이벌로 충무로를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석규의 인기스타상은
3년째. 올해 세 작품에서 주연한 정우성도 높은 인기를 과시하며 최고
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흥행과 작품성 양면에서 커다란 성공을 거둔
이명세 감독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는 작품상을 받아 올해 최고 영화로
공인받았다.
전국 600만 관객을 끌어들여 일대 신드롬을 일으킨 쉬리 의
강제규 감독은 최고흥행상에 이어 감독상 트로피까지 거머쥐었다. 그밖의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신인감독=이영재(내 마음의
풍금)▲기술=정용훈(유령)▲각본=이정향(미술관 옆
동물원)▲시나리오대상=김선미(내 인생의 히로인) 황금창(시크릿트
데이)▲정영일영화평론상=양윤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