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리'는 고려 말을 배경으로 쇠를 먹는 괴수 불가사리의
이야기를 특수효과를 넣어 다룬 전형적 괴수 영화다.
민생은 도탄에 빠져있는데, 농민들에겐 무기를 만들어 바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명을 거역한 대장장이는 옥사하고 그가 밥풀을
이겨 만든 불가사리는 딸 아미가 바느질하다 흘린 피를 먹고 쇠를
삼키는 괴물로 성장한다. 불가사리가 민중의 선두에 서서 조정의
군대와 맞서 싸우는 스펙타클이 펼쳐진다.
조선예술영화촬영소가 제작한 이 영화에는 북한 인기 여배우
장선희 등이 출연하며, 엑스트라만 1만3000명을 동원하는 기록을
남긴 대작. 98년 일본 도쿄 키네마 오모리 극장에서 8주간
상영되면서 1만8000명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괴수 불가사리를 롤랜드 에머리히의 '고질라'처럼 첨단 디지털
기술로 제작하지 않고, 사람이 들어가 움직이도록 만들었다.
합성이나 미니어처 촬영 흔적이 보이는 곳도 있고 조금 낡은
느낌도 나지만 드라마와 볼거리를 아기자기하게 섞어 보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만든 영화답게, 민중의 투쟁과
승리가 강조된다. (이동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