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좌타자 서용빈(30)이 호랑이 유니폼을 입는다.

최근 롯데 거포 마해영(31)과 서용빈을 놓고 저울질을 거듭하던 해태는 30일 롯데 구단이 마해영의 해태행을 '없던 일'로 처리함에 따라 서용빈을 데려오기로 최종 결정했다. 해태는 서용빈을 데려오는 대가로 박진철 곽채진 등 중간급 투수 1∼2명을 넘기는 방안을 놓고 LG측과 조만간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올시즌부터 장성호를 외야수로 돌릴 예정인 해태는 스토브리그 동안 1루 보강에 심혈을 기울여왔는데 지난해말부터 서용빈을 0순위 후보로 점찍고 일을 추진해왔다. 한방을 갖춘 타자를 찾고 있었던 해태는 지난해 12월 LG쪽에 서용빈 트레이드를 제안했고, 양 구단은 구체적인 조건까지 교환하는 등 상당부분 진척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갑작스런 변수가 돌출됐다. 바로 롯데가 던진 마해영 카드. 해태로선 서용빈보다 장타력에서 앞서는 마해영이 더 구미가 당기는 카드였던 것. 그러나 롯데 구단이 마해영을 내놓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해태는 서용빈을 선택하기에 이르렀다.

LG로서도 서용빈이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지난해까지 한화에서 뛰었던 로마이어를 영입한 LG는 현재 1루에서 극심한 정체현상을 보이는 중. 로마이어의 경우 1루 말고는 비집고 들어갈 포지션이 없으며, 역시 수비에서 허점을 보이는 양준혁도 간간히 외야수로 보직을 바꿔봤지만 기대 이하였던 게 사실이다. 한명을 지명타자로 돌린다쳐도 한명은 벤치를 지켜야 할 노릇인데 장타력이 떨어지는 서용빈이 그 주인공이 될 공산이 크다는 예측이다.

이같은 LG의 속사정을 익히 아는 해태는 일찌감치 서용빈을 데려오기 위한 물밑작업에 들어갔던 것. 지난시즌 종료와 동시에 꾸준히 준비해왔던 SK 1루수 이동수와 해태 투수 박진철의 맞교환 작업이 '없었던 일'로 돌변한 것도 LG쪽과 서용빈을 놓고 원만하게 협상이 진행됐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LG 이광은 감독은 "서용빈은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면서 "포지션 중복 문제는 로마이어를 외야수로 돌려 해결하겠다"고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스포츠조선 류성옥 기자 watchd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