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움켜쥔 채 이를 악물고 젖먹던 힘까지 써보지만 나와야 할 게
나오지 않는다. 얼굴에 핏발이 선 채 변기에 30분 이상 앉아 있어도
고질적인 변비는 해결 기미가 없다.

화장실 가는 것마저 제 때 챙기기 힘든 현대인들에게 만성 변비라는
반갑지 않은 손님들이 찾아 오고 있다. 성인의 5~20%가 만성 변비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된다. 이들은 『식이요법도 해보고 요구르트도 매일
먹어 보지만 만성 변비는 점점 고질병이 돼 간다』며 『변비로
고생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고통에 대해 얘기하지 말라』고 한다. 화장실
가는 것 자체가 이들에게는 공포다.

하루에 몇 번씩 많은 힘을 쓰고도 얻을 걸 얻지 못했다. 그렇다면 그들은
제대로 힘을 쓴 것일까? 혹시 힘쓰는 방법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한 해답을 지난 16일 오후 서울중앙병원 변비 클리닉에서 찾아보았다.

이날 클리닉을 찾은 주부 김모(35)씨. 20대 중반부터 시작한 변비가 이제
일상이 됐다는 그는 『일주일에 1번만 성공해도 지낼 만하다』며 『항상
몸이 무겁고, 아랫배가 더부룩하며, 소화도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그에게 항문이 열리고 닫히는 기능과 배에 힘을 줘 복압 상승
효과로 변을 항문 밖으로 밀어내는 기능이 일치하는 지를 관찰했다.

항문에 주어지는 압력과 복압을 측정하는 전기 센서를 항문과 오른쪽
아래 복근에 각각 부착시킨 후 변을 보듯이 힘을 주게 한 결과, 재미있는
현상이 관찰됐다. 배에 힘을 줄 때 항문도 꽉 쪼여지는 것이다. 배에
힘쓸 때 항문이 열려야 변이 배출되는 것은 당연한 원리. 하지만 환자는
복압이 상승하면서 항문에 닫히고 있었다. 그동안 '헛 힘'을 쓴
것이다.

이 환자의 진단명은 「항문기능과 복압 상승과의 부조화」.

이처럼 만성 변비가 항문기능 이상으로 오는 경우는 의외로 많다. 이
병원 소화기내과 명승재 교수팀이 최근 8개월 동안 만성 변비 환자
84명을 대상으로 그 원인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항문기능 이상이 50%인
42명으로 나타났다. 그외 대장운동기능이 떨어져 생긴 서행성
변비가 8명, 항문기능 이상과 복합된 경우가 22명이었다.

항문기능 이상으로 생긴 변비 치료는 항문근육 이완 훈련을 하는
「바이오 피드백」으로 한다. 압력을 측정하는 전기센서를 단 채 복압
상승과 항문 압력을 표시하는 모니터를 보면서 어떻게 힘을 써야 복압이
상승되며 항문이 열리는 지 스스로 찾아내고 훈련하는 방법이다.
즉각적으로 항문의 압력을 알 수 있으므로 혼자 쉽게 터득할 수 있다.
이를 한번에 30~40분씩 일주일에 2~3회, 약 한 달 간 훈련하고 집에서도
매일 연습해야 효과가 있다.

명 교수팀이 이 훈련으로 변비 환자를 치료한 결과, 환자의 91%가
일주일에 3번 정도 변을 보는 데 성공했다. 또 잔변감을 느꼈던 환자가
치료 전 74%에서 치료 후 40%로, 투약이 필요했던 환자는 65%에서 25%로
각각 줄었다. 또한 배변시 손가락 조작이 필요했던 환자 39%는 완전
치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명 교수는 『「바이오 피드백」치료법은 반복훈련을 통해 저하된 항문
괄약 근육의 조절기능을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것』이라며 『다이어트
등으로 식사량 자체가 적어 변비가 온 경우나 대장운동기능이 떨어진
변비 환자 등을 제외하고는 이 방법으로 배변 기능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제대로 힘써야 배변 잘된다

1.복식 호흡을 해야 한다.

배를 움켜쥐듯 힘쓰면 항문도 조여진다. 이는 항문을 스스로 조였을
때 배가 들어가는 것으로 쉽게 알 수 있다. 따라서 배만 앞으로
내밀면서 숨을 마셨다가 내쉬는 훈련을 한다. 이때 가슴을 움직여선
안된다.

2.입을 살짝 벌린다

힘줄 때 이를 악물면 자연스레 항문에도 힘이 들어간다. 따라서 윗니와
아랫니를 살짝 벌린채 호흡한다.

3.자연스레 힘준다.

배를 앞으로 내밀면서 숨을 들이마시고, 입을 살짝 벌린 상태에서
호흡을 멈춘다. 그후 배꼽 아래 부위만 내민다는 기분을 아랫배에
압력을 가하면 쉽게 배변에 성공한다.

■섬유소가 많은 식품

●곡류:보리,현미,율무
●해조류:미역,다시마,김,한천,톳
●두류:콩,팥,완두콩,청국장,비지,콩가루
●채소류 :배추,무청,시금치,무말랭이,상추,우엉,옥수수,당근,고추,
고사리,감자,고구마,토란,연근
●과일류:밀감,수박,배,말린 무화과,건포도
●종실류:참깨,땅콩,호두

■섬유소 하루 권장량(25~30gm)의 각각의 예

一보리밥 2.8공기,백미밥 21공기,김 39장,오이 9개,사과 중간 크기
9개,딸기 118알,귤 중간 크기18개,배 5.5개.

一통상적인 반찬 접시로 미역 10개,김치 10개,콩나물 16개,무16.2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