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해리거


지난시즌 역대 외국인투수 최다승(17승)을 올렸던 LG의 해리거(32)가
24일 '불손행위'로 벌금과 함께 2군행의 중징계를 받게 됐다.

해리거는 23일 잠실에서 열린 한화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선발로
등판, ⅔이닝 동안 6안타로 4실점을 한 뒤 강판당하자 '헐크'로
변신했다. 덕아웃으로 들어오면서 글러브와 모자를 팽개쳤고 뒷쪽
출입문쪽에서 "꽝" 소리가 나 한순간 LG 벤치에는 긴장감이 돌았다.

이 장면을 목격한 김성근 감독대행은 경기 후 김태원 투수코치를 불러
벌금을 매기고 곧바로 2군으로 내려보낼 것을 지시. 김 감독대행의
분노가 폭발한 것은 해리거의 행동이 일종의 '시위'로 비쳐졌기 때문.
해리거는 김 감독대행이 지난달 2군감독에서 1군 수석코치로 올라온
직후에도 훈련 방식과 관련해 한차례 강한 불만을 노출했었다.

'위기 상황'인 만큼 선발 출격하는 당일에도 경기장에 일찍 나와 몸을
풀며 국내파들과 똑같은 스케줄대로 움직여 줄 것을 지시받자 어필을
했다가 다음날 사과를 하기도 했었다.

김 감독대행은 "마운드가 붕괴된 팀사정때문에 선발투수들이 원정길에
동행하는 경우도 많지만 최근 해리거는 열외시키는 등 나름대로 배려를
해주고 있는데 이같은 행동을 한 것은 도저히 받아들 수 없다"며 기강
확립 차원에서의 결정임을 강조했다.

해리거의 이같은 돌출행동의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조기 강판에 대한
불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승승장구할때는 단 한차례도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적이 없었지만 올해는 벌써 두번째로 5회 이전에
강판당했다. 특히 23일 한화전서는 1회도 채우지 못한채 불려내려가
지난시즌 한국무대 진출이래 최고의 수난을 당했다. 시즌 성적은
10경기에 나가 2승6패에 방어율 5.43.

이에 대해 김성근 감독대행은 "과거는 중요하지 않다. 공을 제대로
뿌릴 수 없는 선수에게 어떻게 무조건 5이닝을 맡기겠느냐. 오히려 팀의
에이스로서 책임감있을 통감해야 한다"며 "마음을 바꾸지 않으면 안쓸
수도 있다"고 '일벌백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찬반이 엇갈릴 수 밖에 없는 '용병'에 대한 김 감독대행의
'초강경책'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해진다.

〈 스포츠조선 양정석 기자 js2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