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선경기차 내한한 선수가 철창행.'
지난 99년 성남 일화를 무단 이탈했다 카메룬 국가대표팀의 일환으로
내한한 미첼(28)이 26일 철창신세를 졌다.
미첼은 99년 3월14일 구단사무실에서 자기앞수표 10만원권 74매를 훔친
뒤 환전소에서 환전하다 분실신고를 한 구단측에 적발되자 그대로
카메룬으로 도주해 버렸다. 미첼은 지난해 5월에도 카메룬 대표팀의
멤버로 내한했으나 팀에 합류하지 않았다.
은근히 미첼의 '자수'를 기다리던 성남측은 더이상은 봐줄 수 없다고
판단해 용산경찰서에 정식으로 고소했고, 지난해 6월12일 절도범으로
수배령이 떨어졌다.
이런 사실을 모른 채 한국대표팀과 평가전을 하기 위해 버젓이 카메룬
국가대표로 내한한 미첼은 경기가 끝난 다음날인 26일 새벽 호텔에서
대기하던 형사에게 긴급 체포됐다. 체포 직전 호텔 프런트에서 성남
김영진 부단장을 만난 미첼은 반가운 듯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며
악수를 건네는 등 너스레를 떨었으나 그를 기다린 건 차가운 구치소였다.
부랴부랴 달려온 카메룬축구협회측은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이번에만 선처해주면 앞으로는 미첼을 대표선수로 선발하지 않겠다고
사정했고, 범죄 사실을 부인하던 미첼은 5시간의 실랑이끝에 자술서에
사인을 했다.
성남측은 미첼의 죄질이 나쁘지만 한국이 월드컵 개최국인만큼
카메룬과의 우호 관계를 고려해 740만원을 되돌려받고 합의서를 써줬다.
서울지방검찰청도 구단이 합의를 해준 데다 미첼이 카메룬 대표팀
선수임을 참작해 석방을 결정했다. 14시간만에 자유의 몸이 된 미첼은
고개를 푹 떨군채 팀으로 돌아갔고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를 위해 27일
오전 일본으로 출국했다.
미첼은 2005년까지 성남과 계약을 맺은 바 있어 계약위반으로 FIFA
상벌위원회에 제소된 상태. 툭하면 팀을 이탈하고, 돈까지 훔쳐
달아났던 문제아 미첼이 결국 죄의 대가를 톡톡히 치른 셈이다.
〈 스포츠조선 김지원 기자 edd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