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일본 도쿄와 오사카 7개 여자 고등학교에서 실시될 '김치
담그기' 강좌 중 도쿄지역 강의를 맡게 된 요리연구가 정태경(48)씨는
한국에 관심있는 일본 아줌마들 사이에선 유명한 인물이다.
NHK를 통해 이미 몇 차례 정씨의 한국 요리 강좌가 방송됐고, 도쿄
상류층 주부들 사이에 인기있는 가와무라 갤러리에서도 한국 요리 강좌를
하고 있다. 그녀의 요리책도 이미 전국 도서관에 배포돼 있다. 농수산물
유통공사가 정씨를 강사로 소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나이에 비해 상당히 젊어보이는 정씨는 "일본 주부들은 한국
여자들의 피부가 좋은데 관심이 굉장히 많다"며 "그게 모두 한국
음식과 관련있다는 제 말을 100% 신용한다"고 했다. 특히 "최근 한국
요리에 대한 인기는 매우 높다"면서 "한국 영화를 보고 한국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며 요리 학원을 찾는 학생들이 많다"고 전했다.
정씨는 도쿄 시내 아카사카에서 자신의 요리 교실을 4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원래 요리가 전공은 아니다. 이화여대 사회사업과를 졸업한 뒤
대기업에 근무하는 남편을 따라 일본에 왔던 정씨는, 86년 아들 유치원
학부모들이 요리 솜씨를 보고 "가르쳐달라"고 요구해 요리 강좌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요리교실 수강생은 60명.
"제 활동이 민간외교라는 생각이 언제부턴가 들기 시작했다"는 정씨는
"한국의 이미지를 한 단계 올릴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다. 한국 요리
하면 야키니쿠(고기집)나 생각하는 일본인들 생각을 바꿔주려 한다"는
꿈도 갖고 있다. "고교 김치교실에서는 김치 담는 법 뿐 아니라 김치전
오이김치 등 각종 응용 요리도 가르치고, 일본 학생들에게 한국 문화의
깊이를 보여주고 싶다"고 정씨는 말했다.
( 동경=권대열특파원 dykwo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