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서 뛰고 싶다."
일본프로야구와 결별한 이종범(31)이 전격적으로 '삼성 입단'의 뜻을
밝혔다.
주니치에서 웨이버 공시된 뒤 일본내 타구단 이적이 무산된 이종범은
최근 해태시절 스승인 김응용 삼성감독과 수차례 전화통화를 하면서
"감독님 밑에서 다시 야구를 하고 싶다"며 삼성행 의지를 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응용 감독은 13일 사적인 자리에서 "(이)종범이가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으면 나와 다시 야구를 하겠다는 말을 했겠느냐?"고 말하며 이종범의
삼성행 의사를 털어놨다. 그러나 김감독은 "이종범의 삼성행이
현실적으로 이뤄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며 자신의 발언이 확산되는 것을
꺼려했다.
외부와의 접촉을 피하며 나고야에서 귀국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이종범이 자신의 거취를 두고 특정팀을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 최근
정기주 해태사장과의 면담에서도 이종범은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었다.
김감독의 전언만으로 이종범이 최종적으로 삼성행을 마음먹었다고 볼
수만은 없다. 스승으로부터 위로를 받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 의례적인
인사치레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난달 주니치구단 주변에서 방출설이 흘러나왔을 때 "귀국을
한다면 삼성에서 뛰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기 때문에 '김감독과 다시
야구를 하고 싶다'는 말이 단순히 인사치레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종범은 자신의 보유권을 갖고 있는 해태 복귀 가능성도
언급했었다.
자신의 거취가 국내에서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종범이 삼성행 의사를 밝힌 배경은 당장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귀국전에 애드벌룬을 띄워 자신의 몸값을 좀더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는 있다.
이종범의 삼성행 의사에 대해 삼성구단은 겉으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마음은 있지만 보유권을 갖고 있는 해태를 자극할
필요가 없고, 먼저 나섰을 때 '야구판 질서를 흐린다'는 비난을 우려,
당분간 관망한다는 방침이다. 〈 스포츠조선 권정식 기자 jskw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