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트리니다드 토바고 태생의 영국 작가
비디아다르 수라즈프라사드(V.S.) 네이폴(69)이 선정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11일 "우리로 하여금 억압된 역사의 존재를 살펴보도록
만든" 작품을 쓴 네이폴을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림원의 호라스 엥달 원장은 이번 수상이 뉴욕테러참사와 미국의
군사반격에 비추어 볼 때 "정치적" 결정으로 볼 수도 있다면서,
"그것은 네이폴이 인도네시아, 이란,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등
비아랍권의 회교 근본주의를 비판해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네이폴은 서인도제도의 트리니다드에서 태어나 18세 때 영국에 온 뒤
영국을 주 무대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비스워스씨를 위한
집'(A House for Mr.Biswas·1961), '자유국가에서'(In a Free
State·1971) 등 20여 편의 소설 작품을 써왔다.

한림원은 네이폴의 '당혹스러운 도착'(The Enigma of Arrival·1987)를
특별하게 지목하면서 "옛 식민시대 지배 문화의 평온한 종말과 유럽
이웃들의 사라짐을 생생한 이미지로 창조해냈다" 고 말했다.

한림원은 선정 사유에서 "네이폴은 문학적 항해자"라고 평가하고
"그는 문학의 형태와 스타일에 별 영향을 받지 않고 픽션과 논픽션의
부차적인 중요성을 띠는, 자신 고유의 스타일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수년 전부터 해마다 후보 물망에 올랐던 네이폴은 지난 90년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그는 12월10일 시상식에서 1천만
크로네(100만달러)의 상금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