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촌의 여성전용식당인 ‘아저씨네 낙지찜 ’1층 출입문에 ‘남성출입금지 ’라고 쓴 안내문이 붙어있다./ <br><a href=mailto:kiwiyi@chosun.com>/이기원기자 <


지난 23일 오후 6시쯤 서울 신촌로터리 '아저씨네 낙지찜'을
들어서려던 정재훈(32·서울 관악구)씨 일행은 식당 현관에 붙은 '남성
출입금지'라는 안내문을 보고 깜짝 놀랐다.『식당에 남성 출입을
금지한다니….』 정씨는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식당 안을 살짝
들여다보았다. 30개의 테이블에는 온통 여자손님뿐이었다. 정씨는 곧
고개를 끄덕이면서 발길을 돌렸다.

「여성 전용식당」. 「아저씨네 낙지찜」이 바로 그런 곳이다. "지난
95년 개업 이후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남성 손님들에게 지쳤습니다.
그래서 작년 1월부터 아예 여성전용식당을 선언했지요." 유민수(47)
사장의 설명이다. 남성들은 여성 손님이 '동반'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입장시킨다는 것.

유 사장은 『처음 몇 달간은 매출 감소로 고전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고 말했다.「소음도 절반, 담배 연기도 절반」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여성 손님들이 몰렸고, 지금은 매출이 예전의 1.5배로
늘었다고 했다. 유 사장은 지난 10월엔 기존 식당 앞 건물 2층에 2호점을
개업했다. 그 건물1층엔 커피와 칵테일을 공짜로 제공하고 음악감상과
컴퓨터 게임 시설을 갖춘 50평짜리 여성전용 '무료카페'까지 만들었다.

이 식당은 여자 손님들에게도 까다로운 규율을 적용한다. 지나치게
떠들면 옐로카드를 발부하고, 소주도 1인당 1병까지만 허용한다. 그 이상
억지를 부리는 손님은 돈도 받지 않고 퇴장시키는 영업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손님 최지영(여·26·서대문구 연희동)씨는 "여자들끼리 조용히
소주잔을 기울일 수 있어서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