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훈현9단 찾은 ‘고스트 바둑왕’스토리작가 호타유미씨 ##

23일 오후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뒷골목 프로기사
조훈현(曺薰鉉·49) 9단의 자택으로 낯선 손님이 찾아갔다. 일본
현지에서만 총 1200만부가 팔려나간 대형 베스트셀러 바둑만화 '고스트
바둑왕'(원제 히카루의 바둑·ヒカルの碁)의 스토리 작가 호타유미
(堀田由美·44)씨다. 제비처럼 날렵한 행마로 세계 바둑계를 주름잡는
최고의 기사와 바둑 애니메이션까지 제작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화 원작자 사이의 만남이었다.

취재 여행차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호타씨는 "조 9단은 일본의
바둑신문인 '바둑세계'에서 항상 주목할 정도로 일본 내에서도 인기가
높다"면서 "다음 연재 분에서 한국 바둑계를 그리기 위해 꼭 만나야
했는데 소원을 이뤘다"고 기뻐했다.

노트 가득 적어온 질문을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호타씨에게 조 9단은
일본어로 답했다. 조 9단은 청소년 시절 10년간 일본 바둑 유학을
다녀왔다.

조 9단은 "처제가 일본에 재미있는 바둑만화가 나왔다고 해서 구해
봤었다"면서 "우리나라에도 강철수씨 처럼 바둑만화를 그리는 분이
있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 청소년이나 어린이들이 더욱 바둑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호타씨의 기력은 프로에게 9점을 깔고 두는 수준. 조 9단은 "우리나라로
치면 아마추어 1단 정도"라고 했다.

슈에이사(集英社)의 담당 편집자 다카하시 마사나(高橋雅奈·37)씨와
함께 한국을 찾은 호타씨는 한국기원과 바둑TV, 연구회 등을 방문한 뒤
26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LG배 기왕전을 참관하고 일본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고스트 바둑왕'은 프로 기사로 성장해 가는 어린 소년 히카루를
주인공으로 인생과 바둑을 재미있게 풀어간 '바둑 만화'. 전문적인
내용을 화려한 그림과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풀어내 어린이 뿐만 아니라
바둑을 좋아하는 어른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2000년 '제 45회
소학관 만화상'을 받을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 받았고 우리나라에서도
서울문화사에서 13권까지 번역, 출간돼 40만부 가까운 판매부수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