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고스트'(Thirteen Ghosts·감독 스티브 벡·12일 개봉)는 지난
1950~60년대 B급 호러 무비로 이름을 날린 윌리엄 캐슬 감독이 만든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원작이 호러와 코믹을 섞은 컬트적
분위기인 반면 이 영화는 현란한 할리우드 특수효과를 동원, 공포심을
자아내는 쪽으로만 방향을 잡았다.
화재로 아내와 재산을 잃은 아서(토니 쉘후브)는 친히 지내지 않은
삼촌(머레이 아브라함)의 부고(訃告)와 함께 호화 저택을 상속 받는다.
아서는 딸·아들, 보모와 함께 유리와 금속 만으로 지어진 멋진 집에
도착, 한밤중 전기 배선을 살펴야 한다며 서성이던 기술자(매튜
릴라드)와 함께 집에 들어섰으나, 출구가 없어진다. 저택은 치밀하게
기계 조작되어 마치 하나의 생명체처럼 움직이고, 전기공으로 위장했던
이는 원래 삼촌과 함께 열 세 마리의 귀신을 쫓던 퇴마사였으며, 그 집
지하에는 삼촌이 잡아 놓은 귀신 열 둘이 봉인돼 있었다….
'매트릭스'를 만든 조엔 실버 제작팀은, 각각 사연에 따라 분노와
복수심에 쌓인 영혼들, 건물을 통제하고 있는 거대한 기계 등 장면
묘사에 충실했지만, 공포 영화를 많이 접한 관객에게는 너무 산만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