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9일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공식
확정되면서 17대 대선(12월 19일)을 향한 이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 간의 223일 레이스가 본격 점화됐다. 다른 후보의
출마도 있겠지만, 현재까지의 여론조사상 양강(兩强) 구도는 뚜렷하다.
이·노 대결은 어떻게 될까.

◆대선 전초전=6·13 지방선거에서 두 후보는 사활을 건 싸움을 벌여야
한다. 지방선거에서 이 후보가 영남권 광역단체장을 1석이라도 잃으면서,
수도권에선 한 곳도 이기지 못한다면 완패가 된다. 노 후보는 영남권에서
1석도 못건진 상태에서, 수도권에서 두 곳 이상을 이기지 못하면 완패가
된다. 완패한 사람은 당내 후보교체론에 휩싸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 후보는 영남권에서 1석도 못건질 경우 후보를 반납하고 재신임을
받겠다고 수차례 공언한 바 있어, 실제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경우 대선
구도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 중 완패한 측은 8월에 있을 국회의원 재·보선 결과로 당내
재신임을 받겠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8월 재보선도
관심이지만, 기본적으로 지방선거 승패가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재의 이·노 양강 구도가 대선까지 갈 수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구도와 제3후보=지역구도상 이 후보는 영남과 충청권에서
우세를, 노 후보는 호남권에서 일방적 우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노 후보가 부산·울산·경남표를 얼마나 가져갈 수 있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 곳 유권자는 550여만명에 이른다.
이인제(李仁濟), 박근혜(朴槿惠),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출마여부도
변수다. 이들은 성향과 지역연고가 모두 이회창 후보 지지기반과 겹친다.
특히 이인제·김종필(金鍾泌) 신당이 나올 경우, 이회창 후보의 충청권
득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들 3명과 이·노 후보 간에
합종연횡 가능성이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권력 비리와 보혁논쟁=홍3 게이트 등 각종 권력형 비리는 지방선거는
물론, 대선까지 뜨거운 이슈가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노 후보를 함께
묶어 '부패정권 청산'의 목소리를 높일 것이 분명하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약점캐기로 대응할 것으로 보여 대선전은 무차별 폭로전화할
가능성이 높다. 노 후보 등장으로 이념에 따른 지지층의 차이가 노선
논쟁으로 불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지율 추이와 예상=3월 중순 노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를
처음 앞선 이래 한때 무려 27.9%p까지 격차를 벌리기도 했지만, 민주당
정권의 부패상이 드러나고 노 후보가 YS를 찾아간 행태 등이 문제되면서
격차는 8.0%p(한국일보·미디어리서치 조사)까지로 급속하게 좁혀지고
있다. 현대리서치의 윤지환 부장은 "노풍이 대선 때까지 계속되리라고
생각하기는 어렵고, 지방선거 등 많은 변수가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갤럽의 김덕구 상무는 "이·노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충성도는
DJ·YS에 비해 크게 낮아 큰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