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림축구'(17일 개봉)는 코미디의 달인으로 불리는 홍콩 배우
주성치(周星馳)가 감독·각본·편집·주연 등 1인 4역을 맡아 자신의
재능을 '원없이' 펼친 홍콩영화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버금가는
첨단 특수효과를 동원, 무협과 축구의 재미를 한곳에 모았다.
소림사에서 무공을 익히고 하산한 씽씽(주성치)은 엄청난 다리 힘을 갖고
있으나 알아주는 이 없이 길거리를 전전한다. 한때 최고의
스트라이커였으나 음모에 의해 다리 불구가 된 명봉(오맹달)은 우연히
씽씽의 '무쇠다리'를 목격하곤, 축구팀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씽씽은
"남들 학교 다닐때 쿵푸를 배웠던" 동료들을 찾아나서고, 실업자·식당
청소원·수퍼마켓 점원 등으로 연명하고 있던 이들은 축구 시합을
거듭하며 이전의 내공을 회복한다.
선수들이 공중을 휘저으며 숫제 날아다니고, 축구공은 불꽃을 달고
로켓처럼 공중을 누비며, 공의 위력에 경기장 전체가 흔들리는 등 만화적
장면들이 이어지지만 유쾌하게 다가온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매트릭스' 등 할리우드 흥행작의 특정 장면을 비튼 패러디도
구사했고, 사람들이 모두 소림 쿵푸를 익힌다면 세상이 훨씬 살만한 곳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도 은근히 녹여 놓았다. 태극권을 만두 만드는 데
이용하고 있는 분식집 점원 아매(조미)의 묘사에서 보이듯 바닥인생에
대한 페이소스도 있다.
지난해 7월 개봉돼 7000만홍콩달러(약114억원)의 수익을 올리며 홍콩영화
사상 역대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