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이니까 그렇지, 실제 상황이라면 저는 남편의 외도를 절대
용서할 수 없을 거예요." KBS 2TV 드라마 '거침없는 사랑'의 여주인공
송선미(26)는 '불륜'에 대해 단호하게 끊어 말했다.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종류의 사랑을 이해할 수 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유부남의 외도는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드라마 '거침없는 사랑'에서 송선미는 그런 남편의 불륜 때문에
고통받는 여주인공 유원희 역을 연기하고 있다. 유원희는 첫 눈에 반해
결혼한 남편 민우(서태화)를 절친한 여자 후배 난영(박시은)에게
빼앗기고 배신감에 눈물 흘리는 주부다.
"민우는 어떻게 보면 참 좋은 사람이에요. 단지 지나치게 마음이 여리고
우유부단하기 때문에 자기 여자와 남의 여자 사이에 선을 분명히 긋지
못하는 거죠. 깔끔한 외모에 매너도 좋기 때문에 주변에 접근하는 여자는
많구요."
걷잡을 수 없이 파국으로 치닫던 두 사람은 드라마 종착역에선 결국
재결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실의 송선미'는 그럴 수 없지만,
극중 원희의 처지라면 그런 선택도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민우에 대한 사랑이 미욱스러울 정도로 깊은 여인이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항상 자랑하는 말씀은 여태까지 오직 한 여자, 어머니만을
사랑했다는 것이거든요. 저도 아버지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평생
저만을 아끼고 위해줄 사람이요. 거기에 따뜻한 눈빛과 가슴을 갖고
있다면 금상첨화겠죠. 민우 같은 남자는 '사절'입니다."
1996년 SBS 수퍼엘리트모델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면서 연예계에 뛰어든
송선미는 단번에 스타로 뜨는 행운 대신 꾸준하게 자신의 가치를 높여
지금에 이른 연기자다. 97년 SBS '모델'에서 철없는 모델 지망생을
어색하게 연기하던 '풋내기' 모습을 지금 그녀에게서 찾아보기는
힘들다.
그런 그녀에게 2002년은 명실상부한 '스타'로서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의
해다. 여주인공에 캐스팅돼 화제를 모았던 한ㆍ일 합작영화
'라운드1'이 오는 10월쯤 개봉할 예정이고, 새 영화 '도둑맞고
못살아'에서도 주연을 맡아 곧 촬영에 들어간다.
"조금 일찍 인정받고 못 받는데 대해 조급하게 생각하진 않아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테고, 아직 나이도 있으니까요. 이제 시작한지
6년밖에 되지 않았잖아요. 그리고 화려한 인기에 앞서 인간적인 체취를
지닌 '연기자'로 인정받고 싶은 게 욕심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