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드라마 ‘김분세가 ’의 주인공으로 발탁된 황윤미는 “이제 진짜 연기자 생활을 시작하는 기분 ”이라고 말했다.<a href=mailto:wjjoo@chosun.com>/주완중기자 <


탤런트 황윤미(21)는 1999년 KBS 2TV 드라마 '학교2'에서 공주병
여학생 '애라'로 데뷔했지만, 연기자로는 별로 빛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택한 길이 댄스그룹 '파파야' 멤버였다. 그러나 이것도 오래
가지 못하고 중도하차했다.

그런데 갑자기 새로운 길이 나타났다. 중국 TV 드라마
'김분세가(金粉世家)'에 출연할 주인공을 물색하러 한국에 온 중국
제작진이 그녀를 낙점한 것이다. 올 연말 중국 중앙TV에서 방영될 이
드라마는 총 38부작으로, 6월부터 8월까지 베이징 근처 세트장에서
촬영된다.

"이젠 정말 제대로 연기를 한번 해보고 싶어요. 예전엔 겉멋이
들어있었던 것 같아요." 탤런트와 가수 모두 흐지부지하던 중 갑자기
'한류 열풍' 속으로 들어간 그녀는 말투가 잔뜩 상기돼 있었다.

황윤미가 '김분세가'에서 맡은 인물은 김씨 집안의 하녀 유소련 역.
어려서부터 글도 잘 쓰고 예쁘게 자라 장관집 아들 유춘강과 사랑에
빠지지만, 신분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결국 속세를 버리고 절로 들어가는
비련의 여인이다. 촬영 종반에는 머리도 박박 깎을 예정이다.

"지난주 중국에 가서 제작진을 만나고 왔어요. 즉석에서 연기를
시켰는데, 남자주인공은 중국말로 하고 저는 한국말로 했어요. 언어를
모르니까 감정 잡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황윤미의 대사는 TV 방영 때
중국어로 더빙될 계획이다.

그녀는 '파파야 출신'이란 수식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연기자로
승부내려는 욕심이 커보였다. "어린 마음에 가수를 해보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막상 가수를 하니까 연기를 하고 싶더라고요." 그녀는
"무대에 올랐을 때 기분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면서도 "예쁘게
치장하고 입만 뻥긋뻥긋하는 가수 생활에선 보람을 느끼기 어려웠다"고
했다.

황윤미는 이 드라마에 캐스팅되던 날 영화출연 제의도 받았다. 고심 끝에
'중국행'을 선택했지만 다녀와서는 영화와 TV를 오가며 제대로
연기자의 길을 걷고 싶다고 했다. "김정은처럼 탤런트, MC, 모델 모두
잘 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이번 드라마가 그 출발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