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50대 남자가 대낮에 교회 식당에 침입, 식사 중인 어린이들에게 마구 흉기를 휘둘러 어린이 1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4일 오후 12시30분쯤 황모(53·무직·서울 동작구)씨가 서울 광진구 군자동 N교회 어린이선교원 지하 식당에 들어가 점심을 먹고 있던 김모(6)군 등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김군등 3명은 머리·목·등을 찔려 중상을 입었으며 어린이 11명 모두 인근 M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중 김군은 중태이다.

당시 식당에는 원생 40여명 중 나중에 식사를 하던 5~7세 어린이 16명이 점심을 먹고 있었다. 교사 문모(여·28)씨는 “갑자기 나타난 낯선 사람이 아이들에게 말을 걸어 ‘나가라’고 한 뒤 원감선생에게 알리기 위해 1층으로 올라가는데 지하에서 아이들의 비명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원감 방모(여·36)씨는 “식당으로 내려가 보니 범인이 아이들에게 마구 칼을 휘두르고 있어 ‘나에게 오라’고 유인했다”고 말했다.

지하 주차장을 통해 식당으로 들어온 황씨는 주방에서 흉기 2개를 들고 나와 어린이들에게 휘두르다가 교사들의 구원 요청을 듣고 달려온 시민 3~4명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대치하다 오후 1시10분쯤 붙잡혔다.

목에 칼을 찔려 중상을 입은 김군의 어머니 김모(38)씨는 수술실 앞에서 “아들이 살아나기만 했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병원측은 김군이 큰 고비는 넘겼지만 혼수상태라고 말했다.

황씨는 경찰에서 “어젯밤 김일성이 나타나 ‘사람들을 죽여야 네가 살 수 있다’고 속삭여 아이들을 찔렀다”며 “아침부터 지하철을 타고 돌아다니다가 눈에 띄는 건물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경찰은 “5년 전부터 피해망상증 등 정신병을 앓고 있었다”는 황씨의 진술에 따라 범행 경위를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