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야 산다. 노력해야 살아남는다. 노장의 생존 철학이다.

한화의 베테랑 한용덕(37)이 굳건히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조카뻘 되는 젊은 타자들과 수없이 만나지만 절대 나이를 느끼게 하지 않는다. 노련미는 오히려 젊은 타자들을 다스리는 보이지 않는 힘. 타자들에 대한 끝없는 연구 또한 마운드에 선 베테랑을 더욱 커보이게 한다.

경기뒤 "이겨서 기분이 너무 좋다"고 했던 지난 5일 광주 기아전. 한용덕은 6이닝 동안 6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선두를 달리는 기아 타자들은 한용덕의 투구에 맥없이 물러나기 일쑤. 특히 바깥쪽에 꽉차는 슬라이더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슬라이더를 더욱 힘있게 했던 것은 승부수였다. 우선 몸쪽에 붙는 공으로 타자들의 신경을 붙잡아 맸다. 그 뒤 던진 바깥쪽 슬라이더는 타자들이 보고도 손을 쓰지 못할 만큼 위력적이었다. 이같은 패턴은 그동안 기아 타자들을 상대해보고 터득한 노하우다. 한용덕은 "그동안 기아에 2연패를 해서 나름대로 연구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연구하는 한용덕의 생존법은 또 있다. 다양해진 구질이다. 전성기 때는 직구와 슬라이더만 갖고 버텼지만 지금은 여러가지다. 잘 던지지 않던 커브에 싱커, 체인지업 등 메뉴가 많다. 직구 스피드가 떨어진 것에 대한 대책이다.

통산 3번째 2000이닝 돌파까지 7이닝. 노장의 변신과 도전은 계속된다.

< 광주= 스포츠조선 신보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