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국내 개봉 예정인 할리우드 영화 ‘007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가 남북한이미지를 왜곡해 비하하고 있다며 네티즌들이 인터넷 영화 사이트를 통해 ‘007 안보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KBS 2TV ‘행복채널’은 이 영화에 북한군 참모로 출연한 한국계 배우 릭 윤(32)을 출연시키기로 했다가 결정을 취소했다.

‘007 어나더 데이’는 지난달 22일 미국 개봉 뒤 문제 내용이 국내에 알려졌다. 영화는 악의 세력을 북한 강경파로 설정, 북한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제임스 본드(피어스 브로스넌)가 포로로 잡혔다가 풀려난 뒤 홍콩과 쿠바·런던 등을 오가며 활약하다 아이슬란드에서 북한 강경파 일당과 결전을 벌인다는 내용. 네티즌들은 영화 속 한반도 풍경이 농부가 소를 몰고 지나가는 식으로 동남아보다 낙후된 곳처럼 묘사되고 있고 비무장 지대에서 미군이 작전을 벌일 때도 한국군은 아무 역할도 못하는 등 주권국 군대로서 묘사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2일 방한 기자회견을 가진 릭 윤은 “이 영화는 특정 국가에 관한 영화가 아니며, 영화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판단하는 것은 편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