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대선 선거전은 대사건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과정이었던 만큼, 얘깃거리도 많았다. 무엇보다 노 후보 본인의
'말 실수'와 관련된 부분 및 국민통합21과의 공조 협상 과정에서
막전막후에 해당하는 상황이 많았다.
선거 막판까지는 노 후보의 돌파력과 운(運)에 관한 얘기들이 많았다.
당내 경선에서 이인제 의원을 꺾고, 정몽준 대표와의 안 될 것 같은
후보단일화를 이뤄낸 것을 두고 "노 후보는 운을 타고 났다"는 말들을
했다.
그러면서도 노 후보 선대위 사람들은 선거전 내내 노 후보의 '말
실수'를 걱정하고 이를 막아야 한다는 일념을 보였다.
그러다 지난 11일 인천 지역 유세에서 노 후보가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을
빗대 "돈 안 되고 시끄럽고 싸움하는 것은 대충 충청도로 보내자"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는 소식이 중앙당에 전해지자, 노 후보의
김원기(金元基) 정치고문은 들고 있던 담배를 재떨이에 던져 버렸다. 김
고문은 담배를 피우지 않지만 이번 선거운동 기간 내내 손에 담배를 들고
다녔다.
신계륜(申溪輪) 비서실장은 17일 부산으로 유세를 떠나면서 노 후보에게
"좋은 분위기라고 실수하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노 후보는 이날은
연설을 잘 마무리했다. 그러나 18일 서울 종로유세에서 정몽준(鄭夢準)
대표의 반발을 부른 "다음 대통령엔 정동영·추미애도 있다"는 발언을
했다.
지난 10일 노무현 후보는, 통합21측이 공동정부 운영과 관련된 각서를
요구해온 데 대해 화가 나서 "매달리거나 구걸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고 한다. 노 후보는 이 같은 입장을 관철, 13일 각서 없이
공동유세 합의에 성공했다. 노 후보는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을 18일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공개했고, 이게 정 대표의 지지철회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당내에서는 "만약 노 후보가
역전패를 당한다면 설화(舌禍) 때문"이란 얘기들이 나온다.
선거전 자체가 워낙 치열해서였던지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거나 금주
약속을 깬 의원들도 적지 않았다. 매년 100일 금주를 철저히 지키는
정동채(鄭東采) 미디어기획위원장은 10일 만에 이를 어겼다. 작년에
담배를 끊은 노 후보 본인도 선거전 동안에는 하루에 한두 개비씩 담배를
피웠다.
선거자금 문제도 컸다. 이상수(李相洙) 총무본부장은 "특히 초기에
어려웠는데 누구도 돈을 빌려주겠다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어떤
인사에게 후에 홍보비에 대한 국고보전금이 나오면 그 채권을 바로
넘기겠다는 약속을 하고 50억원을 빌려서 가까스로 썼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당내 최고의 재력가에 속하는 의원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