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와 고려대가 치열한 스카우트전쟁을 벌이고 있는 삼일상고 2m23의 국내최장신 농구선수 하승진(18)의 대학진로가 28일 결정된다.

하승진의 아버지 하동기씨는 “그동안 많이 고민했지만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았다. 28일 학교를 방문, 선생님들과 마지막 입장을 조율한 뒤 승진이가 어느 대학으로 진학할지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하승진은 당초 미 프로농구(NBA) 직행을 추진했으나 올해 6월 열리는 신인드래프트 참가가 불가능하자 일단 대학에 진학한 뒤 NBA에 도전하기로 계획을 바꿨고, 이후 국내 대학들의 스카우트경쟁이 가열됐었다.

삼일상고를 지난해 전관왕에 이어 최근 끝난 협회장기 중고농구연맹전 우승으로 이끈 하승진의 스카우트전은 연세대와 고려대의 경쟁으로 압축됐지만, 현재로선 하승진의 진로는 연세대로 기울어진 느낌이다. NBA의 첫 한국선수는 연세대에서 배출해야 한다는 내부 공감대 아래 하승진 측에 “NBA진출을 원할 때 언제든지 보내주고, 국내 출전 여부를 본인 의사에 맡긴다”고 제시했고, 전담 트레이너 고용 공식경기 20분 이상 출전제한 동문 등 풍부한 인맥을 통한 NBA 진출 및 미국생활 지원 등을 약속했다. 연세대는 방성윤(3학년)을 비롯, 대학 최고 기량 선수가 포진하고 있는 팀이어서 지난해 잦은 대회 출전으로 무릎을 부상했던 하승진으로선 부상 위험을 피하면서 NBA진출 준비에 전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승진 본인도 지금은 입을 다물고 있지만, 과거에 “가능하다면 연세대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연세대 김남기 감독은 “우리가 제시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 좋은 소식이 나오길 바라면서 결정을 기다릴 뿐”이라며 담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내부사정 때문에 한때 주춤하다 최근 연세대와 비슷한 조건을 내걸고, 동문들까지 가세해 ‘막판 뒤집기’에 나선 고려대의 이충희 감독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금까지 하승진 측과 만나서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던 게 너무 아쉽다”고 말했지만, 막판까지 ‘하승진 마음잡기’를 포기하지 않을 의사를 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