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1번지!'
서울 서대문구 백련산 자락에 위치한 그랜드힐튼호텔(구 스위스그랜드호텔)이 '축구전문 호텔'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국가대표 경기가 '잠실시대'를 마감하고 '상암시대'를 열자 장충동 타워호텔이 울고, 그랜드힐튼호텔이 웃고 있다. 지난해 월드컵 직전 개장한 파주트레이닝센터가 한국대표팀의 공식(?) 보금자리가 됐고, 그랜드힐튼은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대표팀의 숙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
그랜드힐튼은 지난 4월 한-일전을 치른 일본대표팀, 월드컵 1주년 기념 친선경기를 위해 내한한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대표팀 등 한국에서 원정 A매치를 치르는 외국대표팀의 숙소로 인기가 높다. 여기엔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과 가장 가깝기 때문에 선수들의 이동거리가 짧다는 '비교우위'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복잡한 시내에서 한발짝 떨어진 것도 외국선수들이 선호하는 점이지만, 이곳을 거쳐간 손님들의 '입소문'에 힘입은 바도 크다.
지난해 월드컵 기간엔 36명의 FIFA(국제축구연맹) 심판들이 모두 이곳에 묵었고, 한국과 3~4위전을 치른 터키대표팀도 그랜드힐튼을 이용했다.
또 연말엔 각종 축구관련 시상식과 월드컵 성공개최 기념행사를 거의 도맡다시피했다. 오는 7월 개최 예정인 피스컵에 아프리카대표로 출전하는 카이저 치프스(남아공)도 이미 예약을 마쳤다.
흥미로운 것은 한국이 그랜드힐튼에 묵었던 터키(2대3 패), 일본(0대1 패), 우루과이(0대2 패)과의 경기서 단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징크스가 우려될 법도 하지만 승패와 관계없이(?) 보다 뛰어난 외국팀을 유치해 'A매치 1번지'로 거듭나겠다는 게 그랜드힐튼의 야심찬 포부다.
(스포츠조선 곽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