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독자적인 '한국형 미사일 방어(일명 KAMD·Korea Air & Missile Defense)' 체계 구축 계획을 추진 중인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미국 MD 참여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KAMD계획은 단순한 군내 전력증강 사업이 아니라 국내는 물론, 미국·일본·중국 등 주변국의 매우 민감한 반응을 초래할 수 있는 정치적·전략적 사안이기 때문이다.

국방부가 KAMD 계획을 추진하게 된 것은 외형상 북한의 탄도 미사일 위협과 통일 후 주변국의 탄도 및 순항 미사일 위협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90년대 미국의 ‘전구(戰區·Theater)미사일 방어(TMD)」 계획부터 부시 행정부의 ‘미사일 방어(MD)」 계획에 이르기까지 참여문제를 고민해온 결과물로서의 성격이 크다. MD는 부시행정부 들어 종전의 TMD와 미 본토 방어를 위한 NMD(National Missile Defense)를 합친 개념이다. 국내외 여론을 감안해 명시적으로 MD 참여를 선언하지는 않되, 사실상 MD의 한 부분으로 편입되거나 최소한 연계되는 효과를 갖는다는 것이다.

TMD에 대해선 90년대 중반 우리 정부가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명시적으로 밝혔으나 그 뒤 한·미 관계 등 국익 차원에서 섣부른 결론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MD문제에 대해선 아직까지 참여의사를 밝히지 않아왔다.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미국측이 아직까지 우리 정부에 대해 구체적인 MD참여 요구를 해오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조만간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방한한 폴 울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이나 리언 러포트 주한미군사령관 등이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국측 방어능력 확보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단순히 패트리엇 미사일이라는 무기체계 하나의 ‘판촉(販促)’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한국의 MD체계 편입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한반도 주변의 급격한 안보환경 변화도 MD참여 문제에 대해 더 이상 선택을 미루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은 지난달 23일 미·일 정상회담에서 신속한 MD도입이 합의됨에 따라, 이지스함에서 발사되는 함대공(艦對空) SM3 미사일과 최신형 패트리엇 PAC-3미사일로 구성된 2단계 미사일 방어망 구축을 추진 중이다. 김희상(金熙相) 청와대 국방보좌관은 지난 7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단기적으로는 북한 미사일보다 야포, 단거리 유도탄의 위협이 더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다른 우방들과 비슷한 위협에 공감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사실상의 MD 참여가 불가피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KAMD 체계는 미국의 MD에 비하면 탐지범위나 공격능력이 크게 제한된 ‘미니 MD’ 성격이다. 또 단순히 미사일 요격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항공기 격추용도를 겸하고 있어 KMD 대신 KAMD라는 명칭이 붙었다. 그러나 최첨단 장비이기 때문에 이 체계가 구축될 2010년대 말까지 수조원의 돈이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인공위성 등을 통해 적 미사일을 원거리에서 탐지, 추적하고 미사일을 목표물에 유도하는 지휘통제 장비나 기술은 높은 기술수준과 막대한 예산을 요구하고 있어 미 MD체계와의 연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